사회 사회일반

尹 '여가부 폐지' 포기할까...후임 장관 지명에 촉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8 12:51

수정 2024.04.18 13:07

제22대 총선 범야권 압승
'여가부 폐지' 사실상 불가능해져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광주행동이 16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서 '윤석열 정부 여성가족부 1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2023.5.16 <뉴스1>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광주행동이 16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서 '윤석열 정부 여성가족부 1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2023.5.16 <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公約)이 사실상 공약(空約)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주 4·10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다.

여가부 폐지를 위해서는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가 필수이다. 하지만 국회 의석수 과반 이상을 차지한 야권은 여가부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지난 2월 여가부를 차관 체제로 운영하면서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었지만 이번 총선 참패로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내걸었다. 당선 이후에는 정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여가부 폐지를 추진했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도 이번 총선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을 유지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윤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2022년 10월 여가부 주요 기능을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이관하고, 여성 고용 정책 업무는 고용노동부로 넘기는 내용이 담긴 정부 조직법 개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인해 여가부 폐지는 발목이 잡혀왔다.

이번 총선도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여가부 유지 기조는 이어질게 분명하다.

이에 정부는 당분간 어쩔 수 없이 여가부 차관 대행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처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자신이 속한 조직을 폐지하겠다며 '마지막 여가부 장관'을 자처한 김현숙 전 장관이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2월 물러나고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김행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여가부 폐지 공약 이행을 위해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

이후 여가부는 2월 보건복지부 국장 출신 김기남 1급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하는 등 부처 폐지를 전제로 한 내부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여가부는 향후 부처 운영 방향에 대해 국회 논의를 지켜보면서 주어진 일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가로 여가부 대변인은 "부처 운영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양육비 선지급제와 관련한 양육비 이행법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부 직원들은 계속되는 폐지 위기에 이골이 났다는 반응이다. 한 여가부 직원은 "부처 폐지 이슈가 너무 오래돼 이제는 '너무 휘둘리지 말고 할 일이나 하자'는 직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인구절벽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가족과 보육 주무부처인 여가부를 폐지하는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부처 장관 자리를 공석을 유지하는게 국민의 뜻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의 여가부 운영 방안은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 법안심사소위원회 개회를 두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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