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소문으로만 듣던 '홍진경 경제학 수업'이라는 유명인 사칭 피싱광고를 접했다. 홍진경이 "주식투자와 관련된 어떠한 리딩방도 운영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는데,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유재석·황현희·김미경 강사 등 유명인 137명이 성명에 동참한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김미경 강사는 "사칭 계정을 아무리 지워도 다시 생성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김미경TV 측은 "사기범들이 유튜브로 대이동한 후 피해가 커졌다"며 "'김미경이 돈에 미쳤냐' 등의 문의가 빗발쳤고, 피해자가 직접 사무실로 찾아왔다. 김미경 강사 팬층인 40~60대 여성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주식이 안 오르면 손모가지 건다'는 '손모가지' 시리즈가 유명했다. 이렇게 호언장담하는 동시에 김미경 비서라고 속이고 다정하게 대하면서 계속 입금을 유도했다. 전문가들은 범죄조직 내부에 심리전문가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사기꾼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혹할 만한 가짜 영상을 올린 뒤 누구나 알 만한 전자책을 무료 발송하면서 단톡방 가입을 유도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보다 공지글 고정이 가능한 네이버밴드가 선호된다. 단체방에 들어가면 일반적인 주식 이야기를 하다가 멤버들이 하나둘씩 입금과 수익을 인증한다. 문제는 회원이 50명이라면 피해자 1명 빼고 다 바람잡이라는 것이다. 특정 앱을 깐 뒤 입금을 하면 곧바로 10~20%씩 수익이 나는데 이때만 해도 입출금이 자유롭다. 하지만 투자금을 늘리면 달라진다. 1억원 입금하면 수익이 10억원 났다면서 수수료, 세금 얼마씩 내라고 한 뒤 원금조차 출금이 안 되게 막아버린다.
'유사모'의 한상준 변호사는 "자신이 평소 신뢰하던 (사칭)유명인을 믿고 투자하다 보니 투자금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며 "20대도 있는데 대다수가 60~75세다. 최대 33억원까지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네이버밴드에서 황현희의 이름을 쳐봤다. '황현희 사칭 주식투자 밴드 및 카카오톡'이라는 밴드가 떴다. 한 네티즌이 "돈 뺄 수 있을 때 빼라. 출금해 보고 안 되면 거기서 손 털라"고 조언했다.
기자회견 후 변화라면 구글·메타 등 글로벌 플랫폼사가 '사칭광고 계정 정지' 등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금융감독원·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도 대책 마련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더 많은 사람이 알도록 대대적인 캠페인과 촘촘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jashin@fnnews.com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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