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베이징사범대학교 연구진이 살아있는 자이언트 판다 20마리를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 관련 생물학 실험·연구를 진행한 결과 장내 세균이 많을수록 번식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사범대 연구진은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생태와 진화(Ecology and Evolution)’에 ‘수컷 자이언트 판다의 자연 생식능력과 장내 미생물 배합 및 기능 사이 상관관계(Natural mating ability is associated with gut microbiota composition and function in captive male giant pandas)’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개했다.
논문을 집필한 연구진은 자이언트 판다의 번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수컷 판다 20마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다는 암컷의 가임기가 연 40시간에 불과할 정도로 번식이 어려운 동물이다. 수컷 판다의 성관계에 대한 욕구도 크지 않다. 이렇다 보니 판다 번식 자체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판다의 먹이를 조절해 장내 미생물을 조절함으로써 성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성기능이 왕성한 판다 장내에서 ‘클로스트리듐(Clostridium)’이라는 세균이 많이 발견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이 성기능과 관계가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중국 산시성의 자이언트 판다 연구센터에 있는 20마리의 수컷 판다로부터 대변 샘플 72개를 확보했다. 이후 성기능이 활발한 수컷과 그렇지 않은 수컷으로 그룹을 나눈 뒤 각 그룹에 속한 판다들의 장내 미생물 구성을 살펴봤다.
연구 결과 성기능이 활발한 판다 장내에서는 클로스트리듐이 많이 발견됐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아니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클로스트리듐이 많은 죽순을 자이언트 판다에게 더 많이 제공하고, 번식기를 전후로는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을 식단에 추가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화합물은 식물성 화합물로, 블루베리나 딸기 등에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샌디에이고동물원 야생동물연합의 메건 오웬 박사는 “(이 연구는) 멸종위기 동물의 보존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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