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주도 첫 화랑훈련.. 의료 사태 여파 못 비켜가
울산대병원, 장비 대여와 행정 직원 등 2명 파견이 전부
대규모 사상자 발생 가정한 '핵 WMD 사후 관리 훈련' 취지 무색
울산시 관계자 "방사능 대처에 훈련 집중, 의료진 없어도 문제없어"
울산대병원, 장비 대여와 행정 직원 등 2명 파견이 전부
대규모 사상자 발생 가정한 '핵 WMD 사후 관리 훈련' 취지 무색
울산시 관계자 "방사능 대처에 훈련 집중, 의료진 없어도 문제없어"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적의 핵미사일 공격에 따른 대응체계 구축을 목표로 삼아 진행된 2024년 화랑훈련이 의료 사태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대량 사상자 발생을 가정한 훈련임에도 훈련 중요 참가 기관인 울산대병원은 의사와 간호사 없이 행정 직원 1명과 응급구조사 1명 등 2명만 파견하는 데 그쳤다.
육군 53사단과 울산시 등에 따르면 18일 실시된 화랑훈련은 '핵 WMD 사후 관리 훈련' 즉, 적이 울산 일대에 핵미사일 공격을 자행하자 군과 지자체가 신속히 주민 대피와 구조에 나선다는 가정으로 진행됐다.
핵 공격을 확인한 울산시 통합방위지원본부는 응급 진료, 주민 대피, 추가 미사일 발사 확인 등 소방, 경찰, 군과 협조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대량살상무기 사용에 따른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 발생도 가정돼 있어 훈련 주요 과제 5개 중에는 전문 의료인의 참여가 요구되는 현장 응급진료소 운용 및 응급구호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훈련 참가 대상에 포함된 울산대병원에서는 응급전문의를 비롯한 의사와 간호사가 모두 빠진 채 장비 대여를 위한 행정 직원 1명, 응급구조사 1명 등 2명만이 이날 훈련에 참가했다.
핵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 대량 전사상자 발생, 낙진 피해 등 위중한 상황에 따른 현장 방사선 비상진료센터와 전문의료진 요청 등이 훈련 내용에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의료진 불참은 훈련 성과를 반감 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울산대병원 측은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전공의 이탈 사태로 빚어진 의료 공백이 원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중요한 민관군 합동 훈련이 있을 때 응급 전문의가 참가했지만 전공의 사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의료 공백으로 이번 화랑훈련에는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울산대병원은 의료 사태 이후 전공의가 90% 이상 이탈한 상태며, 응급실 50%, 일반병실, 외래 및 입원 환자 등이 22% 가량 감소한 채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울산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화랑훈련에서는 핵미사일 공격에 따른 방사능 피해 분야만 집중해 훈련했다"라며 "의료진이 없다고 해서 문제가 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훈련 참가 기관과 인원은 육군 53사단을 비롯해 울산시, 울산 남구청, 울산남부소방서, 남부경찰서, 울산대학교병원, 한국전력, KT, 경동도시가스 등 18개 유관 기관 250여 명이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 15일부터 2024년 화랑훈련을 실시 중이다. 화랑훈련은 시도 단위로 2년마다 실시하는 종합훈련이다. 행정, 군, 경찰 등이 참가한 가운데 유사시 민·관·군·경 통합방위작전 수행능력 향상과 협조체계 강화가 목적이다.
군에서는 김명수 합참의장, 제2작전사령관이 울산시청에 설치된 통합방위원본부를 방문하는 등 훈련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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