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은 자장인데 춘장 없는 자장이 나왔다. 한국식 자장의 상징인 춘장 대신 중국 전통 두반장과 얼얼한 매운맛의 마조유를 사용한 하림 더미식의 '사천자장면'이 그것이다.
18일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신제품 시식회에서 처음 맛본 '사천자장면'은 자장이지만 자장이 아닌 그 무엇이었다. 전주에서 처음 물짜장을 맛봤을 때의 느낌과 흡사했다. 이름은 자장인데 자장이 아닌 그 무엇을 먹은 듯한 느낌. 사천자장면은 물짜장과 비교해 마라향이 강하게 올라왔고 얼얼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시식을 하던 한 기자는 "메콤한 볼로네제 파스타를 먹는 것 같다"고도 했다. 맵기는 신라면보다 맵고 불닭볶음면보다 조금 덜 매운 정도였다. 색 역시 까만색이 아닌 주황색에 가까웠다. 새로운 제품을 '신제품'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맛에 있어서도 새로운 경험을 주는 제품이었다.
하림은 "중국 '쓰부(사부)' 레시피를 토대로 얼얼하게 매운 사천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앞서 2022년 '더미식 유니자장면'을 출시하며 짜장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반 봉지라면과 달리 지함면(종이 상자 포장)으로 자장소스가 레토르트 형태로 별도로 나오는 것이 차별점이다. 상온 밀키트 자장면으로 시장 점유율도 조금씩 늘려 나가고 있다. 가격은 일반 봉지 짜장라면 보다 3배 정도 비싸지만 중국 집에서 먹는 짜장면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하림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자장면 카테고리에서 5위를 기록 중으로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이라며 "현재 2400억원 수준인 자장라면 시장에서 향후 10%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출시한 더미식 유니자장면은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근처에서 전통 화교가 운영하던 중국집 맛에 감탄한 김홍국 하림 회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이 추진됐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약 7개월의 개발 과정을 거쳤으며 제품 시식회에서 김홍국 회장은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먹어 보고 싶어하는 맛"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사천은 베이징, 관둥, 상하이와 함께 중국 4대 요리를 대표하는 곳이다. 내륙지방이라서 해산물 요리가 적은 대신 육고기를 활용하고, 매운 고추, 마라 등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고추기름에 중국 전통 두반장과 신선한 돼지고기를 센 불에서 볶아 고소하고 진한 중국 사천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첫 입부터 얼얼한 마조유가 입맛을 돋우고 크게 썰어 넣은 고추로 끝까지 매콤함을 선사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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