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일·미국·영국 사진가 5명 작품
4월 18일~9월 8일, 갤러리 신당 1~3관
4월 18일~9월 8일, 갤러리 신당 1~3관
"예술의 감동과 힘을 통해 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고 싶었다. 단순히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우리 모두가 직면한 기후 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조세현 중구문화재단 사장은 18일 오후 서울 충무아트센터 열린 '갤러리 신당'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후환경'이라는 주제로 첫 기획전을 여는 소감에 대해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충무아트센터 갤러리 신당에서는 이날부터 오는 9월 8일까지 ‘CCPP 기후환경 사진 프로젝트-컨페션 투 디 어스(Confession to the Earth)’를 개최한다. 기존 248㎡에서 992㎡으로 확장된 갤러리 신당의 개관을 기념하는 첫 전시회다. 이번 전시는 배우 이병헌이 오디오 도슨트 참여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전시 작품 중 총 16여점에 달하는 대표 작품의 설명을 이병헌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프로젝트 명칭인 CCPP는 'Climate Change Photo Project'의 약자다. 세계적인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사진을 매개로 환경 변화에 직면한 인류에게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CCPP는 조직위원장인 조세현 중구문화재단 사장을 필두로 '2023 부산국제사진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석재현 예술감독이 총괄을 맡는다.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최재천 생명다양성재단 대표,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송길영 작가를 조직 위원으로 위촉했다.
석재현 예술감독은 "기후 환경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말할 수 없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공공기관으로서 이렇게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컨페션 투 디 어스’는 지구에 대한 고백이라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우리별 지구를 돌아보고자 한국, 독일, 미국, 영국 사진가 5명이 함께한다. 잉마르 비욘 놀팅, 이대성, 맨디 바커, 닉 브랜트, 톰 헤겐이 평생 살던 보금자리를 잃은 사람들과 장기 구호가 필요한 동물들,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발을 멈추지 않은 인간의 탐욕을 각자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갤러리 신당의 관람 동선 순으로 먼저, 마이클 잭슨 뮤직비디오의 감독이자 오랜 시간 사진 작업을 이어온 닉 브랜트의 작품이 전시된다. 그는 몰입감을 높이는 영화 같은 연출로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극적이고 압도적으로 표현해내는 작가다.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서 촬영된 하나의 프레임은 지치고 무기력해 보이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보여주며 지구에 닥친 위협적인 변화를 경고한다.
이어 섬뜩한 아름다움을 지닌 해양 플라스틱 사진으로 유명한 맨디 바커의 작품이 소개된다. 14년차 환경운동가이자 국제사진전 수상 경력을 지닌 그녀는 그린피스 과학자들과 협력해 해양 오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인간의 행동을 촉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닷속 플라스틱 오염의 현실을 담은 작품 시리즈를 선보인다.
인터내셔널 포토그래피 어워드,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어워드 등 국제적인 사진상을 수상하며 독일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톰 헤겐의 작품도 펼쳐진다. 지구 표면에 남겨진 인간의 다양한 흔적과 인류의 거대한 욕망이 개입한 항공사진의 기록은 현실이 아닌 듯한 추상적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사로잡지만 결국 극도의 죄책감에 빠져들게 한다.
독일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잉마르 비욘 놀팅의 다큐멘터리 사진도 소개된다. 그는 단순히 시대를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며 세상을 변화시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늘어난 석탄 채굴에 반대하는 환경운동가와 경찰의 계속되는 충돌, 지구 기온 상승 저지선 1.5˚도를 지키기 위한 공간, 그 치열한 낮과 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유명 패션 브랜드 ‘생로랑 프로젝트’에서 한국 대표 작가로 참여해 주목을 받은 한국 사진가 이대성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최대 규모의 사진 대회인 ‘소니 월드 포토그라피 어워드’에서 한국인 최초로 두 번 연속 수상한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변해버린 지역과 인간을 사진 한 장에 담아 아름다운 풍경에 숨겨진 비극적인 상황을 나타낸 작품 시리즈를 공개한다.
석재현 예술감독은 "세계적인 기후 위기 심각성을 알리고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는 현재의 지구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안타깝고 치열한 고백"이라며 "오늘의 작은 고백이 푸른별 지구에서 다시 살아가기 위한 커다란 희망의 고백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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