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이 혈관 막아 심장근육 괴사까지
초기 사망률 30%에 재발 위험도 커
고지혈증·당뇨 등 기저질환자 특히 조심
저염·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해야
초기 사망률 30%에 재발 위험도 커
고지혈증·당뇨 등 기저질환자 특히 조심
저염·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해야
■초기사망률 30%·재발시 85% 사망
봄철 야외활동을 갑자기 늘리면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심근경색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에 의해 막히고, 이에 따라 혈액이 심장에 공급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괴사돼 심장마비, 심정지까지 이어지게 되는 질환이다.
협심증과 비슷한 질환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두 병은 기전에서 차이가 있다. 협심증은 동맥 혈관이 75~90% 수준으로 좁아져 심장 내 혈액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증상이다. 반면에 심근경색은 혈전이 혈관을 막아 혈액을 완전히 차단한다. 이 탓에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 근육의 괴사까지 이어지게 된다. 심근경색은 초기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회복하더라도 첫 1년간은 재발 위험이 있다. 특히 재발 시 사망률은 최대 85%까지 치솟는다. 이는 최초 심근경색 당시 겪는 심장근육의 손상과 이로 인한 후유증 탓이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추은호 교수는 "뇌로 가는 혈류가 전달되지 않아 산소 공급이 끊긴다면 심각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며 "따라서 평소 관상동맥질환이 있음에도 관리 및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은 그만큼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흉통 등 증상있으면 심근경색 의심
평소 혈관이 깨끗하고 심전도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큰 혈전이 생기면 급성심근경색을 겪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빠른 대처다. 골든 타임 이내에 증상을 파악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다시 개통해 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의 증상에는 극심한 흉통, 식은 땀, 구역질, 호흡곤란 등이 있다. 이 중 가슴 통증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며 가슴을 조이는 듯한 압박감과 통증을 느낄 수 있고 통증이 어깨, 목, 턱, 팔 등 심장 주변까지 퍼질 수 있다. 간혹 당뇨병이 있거나 고령인 환자에게 심근경색이 발생했음에도 흉통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흉통 외의 증상을 잘 관찰해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속하게 응급실을 내원해야 한다.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김경수 원장은 "심근경색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심근경색 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작은 신호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증상의 강도가 세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 심근 효소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 전문 검사를 받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생활습관, 발병 위험 높여
국내 심근경색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늘어난 성인병 탓이 크다. 특히 최근 흔하게 나타나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질환과 흡연, 운동 부족, 고지방 섭취 식습관 등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식사를 저염식, 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을 하는 등 습관만 바로잡아도 심근경색의 위험을 크게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심근경색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심혈관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대기오염도 급성심근경색을 유발하는 환경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고대 구로병원에 따르면 장기간 대기오염 노출 시 'ST절 상승 심근경색'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는 "고농도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황(SO2)이 심인성과 쇼크합병을 각각 3.3%, 10.4%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고농도의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때 ST절 상승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0.9%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평소 혈압이 높거나 당뇨병이 있을 경우 혈압과 당뇨 조절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추 교수는 "이미 관상동맥 질환이 진행된 환자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격렬한 신체 활동 등을 피해야 한다"라며 "한번 심근경색증이 온 환자들은 회복했더라도 추후 혈관이 다시 막힐 확률이 일반인보다 더 높기 때문에 심근경색을 치료한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과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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