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정병국 예술위 위원장 "베니스에 신진작가 소개의 장 만들 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9 16:10

수정 2024.04.19 19:48

예술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 개최
'모든 섬은 산이다' 주제로 역대 한국관 작가 총망라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을 주최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시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을 주최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시스

【베니스(이탈리아)=유선준 기자】 "이번 특별전시처럼 대규모로 할 수 없더라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와 더불어 병행 전시가 가능하도록 별도의 공간을 확보해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장을 마련해보겠습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시가 18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의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개막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주최한 이번 개막식에는 정 위원장을 비롯해 1997년 한국관에 참여해 특별상을 수상한 강익중 작가,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들과 예술감독들,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강형식 주밀라노 총영사,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등 국내외 미술계 관계자 등 300여명이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1995년부터 운영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올해 30주년을 맞이했으며, 이를 기념한 특별전은 이날부터 오는 9월 8일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하는 '모든 섬은 산이다'(Every Island is a Mountain)를 주제로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 36명(팀)의 예술 작업을 담았다.


1995년 한국관 개관 당시 선보인 작품부터 최근 신작까지 지난 30년간 생산된 작업을 통해 한국 미술이 세계 무대로 나간 그동안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에는 국내외 미술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에는 국내외 미술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 개막식에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몰타 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 개막식에서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신작으로는 인공지능(AI) 도슨트와의 대담을 통해 전시 주제를 인문학적·기술적 상상력으로 확장한 이완의 '커넥서스: 섬 속의 산'(2024), 생동하는 반고체 물질로 이뤄진 김윤철의 '스트라타'(2024),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제인 진 카이젠의 영상 '수호자들'(2024), 사운드 경험을 공간적으로 확장한 김소라의 '얼어붙은 방귀의 싸늘한 냉기'(2023~202424), 예술적 협업자들과의 기억을 다룬 이주요의 'Outside the Comfort Zone'(2024), 전통과 문명을 재해석하는 황인기와 문성식, 성낙희의 회화 등이 포함됐다.

또한, 최근 멕시코에서 펼친 퍼포먼스를 사진 설치 작업으로 담은 김수자의 '바늘여인-자오선'(2023) 등도 관객들과 만났다.

아울러 1995년 한국관 개관 당시 비구니가 참여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던 곽훈의 '겁/소리-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1995), 수만 장의 졸업앨범 사진을 벽지로 구성한 서도호의 2001년 본전시 참여작 'Who Am We?'(2000), 한국의 대표적 주거 형태인 아파트의 삶을 담은 정연두의 2005년 한국관 전시작 '상록타워'(2001) 등 역대 한국관 참여 작품들도 현재의 관점으로 재연됐다.

'모든 섬은 산이다'를 주제로 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에는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 36명의 당시 전시작부터 최근 신작까지 지난 30년간의 예술작업이 총망라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모든 섬은 산이다'를 주제로 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에는 역대 한국관 참여 작가 36명의 당시 전시작부터 최근 신작까지 지난 30년간의 예술작업이 총망라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 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특별전을 통해 원로 작가와 신진 작가가 서로 만나고, 신진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가들을 만나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미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은 한국 미술에 대해 제대로 알릴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이어 향후 특별전시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특별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새롭게 신진 작가와 네트워크를 만들어 연계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처럼 대규모로 전시할 순 없더라도 한국관 전시와 더불어 병행 전시가 가능한 공간을 확보해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장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위원장은 "한국관이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중 협소한 편이지만 의미를 담고 있는 스토리가 많다"며 "이번 특별전시를 통해 대한민국 미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에서 대금 퍼포먼스를 선보인 대금연주자 서승미 경인대 부총장. 사진=유선준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에서 대금 퍼포먼스를 선보인 대금연주자 서승미 경인대 부총장. 사진=유선준 기자

한편, 1995년 한국관 개막 전시에 참여한 서양화가 곽훈이 선보였던 대금 퍼포먼스가 이번 특별전시에서는 국립국악원 최초의 여성 대금연주자인 서승미 경인대 부총장의 연주로 재연됐다.


서 부총장은 "대금은 나라의 경축, 화해, 소통의 메시지를 주는 악기"라며 "한국관 개관 30주년을 맞이해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한국 작가들이 모였는데, 이번 퍼포먼스가 대금을 통해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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