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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의 실사구시] 108대 192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성공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1 18:55

수정 2024.04.21 18:55

협력과 화해 분위기 전환
여야 연금개혁법안 성안
5월 말 이전 통과시켜야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윤석열 대통령은 22대 총선 결과 여당인 국민의힘 108석으로 민주당을 중심으로 하는 192석의 범야권이 절대 다수인 국회에서 3년 남은 임기 동안 정치를 하게 되었다. 국회에서 특정 정당의 의정활동 추진능력은 의석수가 200석, 180석, 150석, 100석이냐에 따라 다르다. 국회의원 수가 전체 정원의 3분의 2 선인 200석이 넘으면 헌법 개정, 대통령 탄핵, 대통령 법안거부권 무력화, 국회의원 제명 등 사실상 대통령의 권능을 넘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힘을 가질 수 있다. 국회의원 수가 5분의 3 선인 180석을 넘으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고, 각종 법안의 강행처리가 가능해진다. 국회의원 수가 2분의 1 선인 150석을 넘으면 법안과 예산안의 단독처리는 물론 국무총리, 헌법재판관, 대법관 임명동의권을 행사할 수 있고 대통령을 제외한 국무총리, 국무위원, 헌법재판관, 법관 등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이 가능하다.
국회의원 수의 3분의 1 선인 100석을 넘으면 개헌, 대통령 탄핵, 대통령 법안거부권 무력화 등을 저지할 수는 있으나 100석 미만이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108석의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확보하였다는 점에서 안도할 수 있겠지만, 과반수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대통령으로서 적극적인 직무수행은 사실상 봉쇄된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즉 108석의 의석을 가진 윤 대통령의 미래는 국회의원 선거 이전의 의석 112명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지난 2년과 다를 바가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야당과의 대립과 갈등 구도 속에서 뜻한 대로 국정을 수행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향후 3년 동안 계속된다면 대통령도 답답하겠지만 대한민국이 3년 더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성공한 대통령이냐, 실패한 대통령이냐는 후일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소야대 정국을 슬기롭게 타개해 나가야 한다. 과거 역대 정부에서는 정개개편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와 같이 양당 중심으로 의원 수가 배분된 상황에서는 여지가 거의 없다. 여소야대라 하더라도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정국을 선도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대통령 지지율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난 2년의 대립과 갈등의 구도를 넘어 협력와 화해의 구도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통치 스타일의 변화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임명은 가시적인 1차적 조치가 되겠지만, 여야 단독 영수회담을 가능한 한 조속히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대 입학정원 문제 해결은 미래 적정 의사 수에 대한 논리적 타당성 여부를 떠나 불통의 상징을 과감히 깨고, 의정 대치국면이 장기화될 때 예상되는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를 막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의대정원 조정계획 유예를 선언하고, 향후 의정협의체를 통해 결정하게 하는 것이 답이다. 통치 스타일 전면 전환의 전시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핵심 소재이다.

현시점에서 협치의 상징으로 검토될 수 있는 것은 연금개혁이다. 연금개혁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2022년 8월 연금개혁특위가 만들어진 이후 다각적인 논의를 해왔고, 최근에는 연금특위 차원에서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연금개혁방안에 대한 시민대표단의 숙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시민대표단의 공론화 결과가 발표되면 이를 기초로 연금개혁특위가 연금개혁법안을 여야 합의로 성안하고 이를 21대 국회 회기 중인 5월 말 이전에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면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을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노동개혁, 교육개혁, 규제개혁뿐만 아니라 현안 국정과제에도 협치가 될 수 있는 경로가 만들어져 저출산·고령화·저성장을 극복하고 국가 난제를 해결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절대 불리한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는 야당에도 기회를 줌으로써 윤 대통령이 임기 동안 뜻한 바를 실행하기 위함이다.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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