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SIPRI 보고서 집계, 지난해 군비 지출 9년 연속 증가
3375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 증가폭도 2009년 이후 가장 높아
5대 지역에서 동시에 군비 늘어. 韓은 전년 보다 1.1% 증가한 세계 11위
3375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 증가폭도 2009년 이후 가장 높아
5대 지역에서 동시에 군비 늘어. 韓은 전년 보다 1.1% 증가한 세계 11위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 군비 지출 액수가 9년 연속 증가하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군비 지출은 전쟁 지역 외에 전 세계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독일 도이체벨레(DW)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웨덴 외교정책연구소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2일(현지시간) ‘2023년 세계 군비 지출 동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집계 결과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은 2조4430억달러(약 3375조원)를 기록하여 SIPRI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88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지출액은 전년 대비 6.8% 증가하여 2009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으며 9년 연속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비 지출 비중은 2.3%였으며 세계 1인당 군비 지출액은 306달러(약 42만원)로 199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군비 증가는 미주,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포함한 세계 5대 지역에서 동시에 관측되었다. 이처럼 모든 지역에서 군비가 늘어난 경우도 2009년 이후 처음이다.
SIPRI의 난 티안 선임 연구원은 이번 집계에 대해 “유례없는 군비 지출은 국제적인 평화 및 안보 환경 악화에 따른 직접적인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를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 중동 내 친(親)이란 조직들의 도발 등이 겹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안보 불안이 증폭되었다.
지난해 군비를 가장 많이 쓴 국가는 9160억달러(약 1265조원)을 지출한 미국이다. 2위는 2960억달러(약 406조원)을 쓴 중국이며 러시아(1090억달러), 인도(836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758억달러) 순서였다.
2022년 2월부터 우크라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의 지난해 군비는 전년 보다 24% 증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 크림반도를 불법 합병한 2014년과 비교하면 57%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 러시아 정부의 총 지출 대비 군비 비중은 16%였으며 GDP 대비로는 5.9%였다.
지난해 러시아와 격전을 치렀던 우크라의 군비 지출은 전년 보다 51% 늘어난 648억달러(약 89조원)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크라가 순수 지출한 군비는 러시아 대비 59%였지만 해외 원조까지 합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크라는 지난해 해외에서 350억달러(약 48조원) 규모의 군사 원조를 받았고 이 가운데 254억달러는 미국이 제공했다. 우크라의 군비 지출과 해외 군사 원조를 모두 합하면 같은 기간 러시아의 군비 지출 대비 91%에 달한다. 이외에도 미국은 군비 지출을 2.3% 늘렸고 중국은 6% 증액했다. 인도와 사우디는 군비를 각각 4.2%, 4.3%씩 늘렸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중인 이스라엘의 군비는 지난해 전년보다 24% 증가한 275억달러(약 38조원)이었다.
같은 기간 일본의 군비 지출은 전년 보다 11% 늘어난 502억달러(약 69조원)으로 세계 10위였다.
한국의 군비 지출은 479억달러(약 66조원)로 전년 대비 1.1% 늘어나 세계 11위를 기록했다. 티안은 우크라와 중동 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며 앞으로 몇 년 동안 각국의 군비 지출 추세가 계속된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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