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화염병 등으로 명도집행 막은 사랑제일교회 신도들...항소심서 감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3 16:02

수정 2024.04.23 16:0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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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해 명도집행(불법 점유된 건물을 강제로 비우는 절차)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북부지법 제1-2형사부(김형석·윤웅기·이헌숙 부장판사)는 2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에게 대부분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감형했다. 1심에선 신도 18명 중 17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선 10명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1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징역형이 부과된 신도들도 형량이 줄었다.

2심 재판부는 범행을 줄곧 부인한 신도 박모씨는 원심대로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전모씨 등 5명에겐 징역 1년 1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백모씨 등 5명에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외에도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6개월 등이 선고됐다. 또 1심에서 실형이 내려진 김모씨는 "범행 가담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단을 받았다.

이들 신도 18명은 2020년 11월 26일 명도집행 과정에서 집행보조원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거나 직접 제작한 화염방사기를 사용하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쓴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1일에 열린 1심에선 집행보조원을 쇠파이프로 때린 박모씨에게 징역 3년, 한모씨 등 2명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화염병 등을 투척한 신도 14명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실형이 내려졌다. 당시 재판부는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법원 판결의 집행을 사실상 폭력으로 무력화한 최초의 사례"라며 "법원 판결 권위 및 법치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이에 이튿날 "정당방위 사유가 있음에도 기본 재판 권리를 무시한 졸속 재판"이라고 항변하며 항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형이 다소 무겁다"면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 대부분이 우리 사회를 정신적·영적으로 이끌어 간다고 여겨지는 종교인임에도 폭행을 한 것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상처를 줬다"며 "폭력으로 강제집행 절차를 무력화하는 행위도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불리한 정상"이라고 질타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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