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대교수 진료 축소 움직임 속 정부 의대증원 원칙 재확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3 15:56

수정 2024.04.23 15:56

[파이낸셜뉴스] 의·정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의사들은 주 1일 진료 중단을, 정부는 의료계가 없어도 의료개혁특위는 가동한다는 입장을 각각 내놓았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온라인으로 총회를 열어 일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 교수들이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휴진 개시 시점 등 구체적인 방식은 총회에서 논의될 예정으로, 각 병원 상황에 맞춰 달라질 수 있다. 24시간 가동되는 응급실, 중환자실 인력은 남길 가능성이 크다. 전의비에 참여해왔던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이미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외래 진료와 수술은 원칙적으로 쉬고 응급환자, 중증환자 진료·수술은 지속하기로 했다.

전의비 관계자는 "휴진 여부를 안건으로 다루긴 하겠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각 병원·진료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일주일에 한 번 쉬자는 쪽으로 정하면 각 의대나 과에서 상황에 맞춰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전의비가 '주 1회 휴진'을 결정할 경우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서울시내 대형 병원은 물론 전국 주요 병원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전의비에는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등 전국 20여개 주요 의대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 총회에서 일주일에 하루를 휴진하는 방안을 주요 안건으로 다루기로 했고,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도 신규 환자의 진료 제한 등을 논의한다. 전의비는 지난 19일 총회에서 외래 및 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신규 환자의 진료를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환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오는 25일이 되면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돼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주 1회 휴진마저 거론되면서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중증의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25일 이후에도 부디 의료현장에 남아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일부 병원에서는 주 1회 휴진에 동참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실제 휴진은 각 의대 교수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정해질 전망이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의료개혁특위는 27명 구성으로 의협과 전공의협에 두 자리를 마련했지만, 의협은 공개적으로 참여를 거절했고 전공의협은 답이 없다"며 "나머지 25명이 확정된 마당에 언제까지 기다릴 순 없어서 우선 25일자로 출범해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그러면서 의료계가 반발하는 핵심 사안인 의대 증원에 대해 "합리적·과학적 근거를 갖춘 통일대안을 특위에 참여해 제기해줘도 좋고, 정부가 제안한 1대 1 대화나 어떤 채널을 통해서도 제안을 한다면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즉, 의료개혁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의료계와의 대화를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브리핑에서 의료개혁특위에 대해 "출범 전까지 의료계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하며 언제라도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합리적, 과학적 근거를 갖춘 통일된 대안을 제시하면 논의의 장은 열려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장 수석은 그러면서 앞서 의료계에 △복수의 의사단체와 대통령실·정부 고위관계자 참여 5+4 의정협의체 구성 △의협·전공의·의대생·의대교수 단체 등과 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 등을 비공개로 제시했다가 거부당한 사실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며 1 대 1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정책적 결단을 내린 만큼 의료계가 화답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의대 자율모집은 2025학년도에 한해 이뤄지는 것으로, 오는 30일 각 대학이 최종 모집정원을 밝힐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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