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한미 SMA 협상 23~25일 열려
美 무리한 요구는 동맹 견고함 해쳐
美 무리한 요구는 동맹 견고함 해쳐
언제나 그렇듯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중대 관심사로 꼽힌다. 분담비용의 규모를 둘러싼 논쟁이 갈등으로 비화되면 한미동맹의 견고함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12차 협상의 분위기도 벌써 심상치 않다.
협상 전부터 양측 간 탐색전이 뜨겁다. 미국 측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한미동맹에 대한 강력한 투자"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지원하고 있으니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합리적 수준'의 분담을 강조하고 있다. 양국 간 동맹은 결국 '윈윈'하기 위한 약속이니만큼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 측에 무리하게 요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올해 협상에는 이런 기본적인 팽팽한 입장 차 외에 중대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다.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돼 방위비 문제가 동맹 현안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런 점을 의식해 12차 SMA 협상이 현재의 협정 종료를 1년8개월가량 남겨두고 이례적으로 조기에 열리는 것이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크게 흔들지 못하도록 미리 정해두자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그런데 이러한 안전장치마저 무력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외신에서 흘러나온다. 한미 양국이 대선 전에 방위비분담협정을 체결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기존 협정을 뒤집고 막대한 분담금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차 SMA는 이런 미국 정치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중요성이 더 크다. 우리 입장을 확실하고 단호하게 피력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내세워 어마어마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한 바 있다. 11차 SMA에 따라 정해진 2021년 방위비 분담금은 1조1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오른 금액이었으며, 이후 4년간 매년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리기로 한 바 있다.
한국은 이미 충분한 비용을 대고 있다. 막무가내로 무임승차로 몰아세우는 미국의 외교적 수사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동맹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미군의 주둔이 분명히 방위력 증강에 큰 도움이 되지만 동맹 없는 미국 역시 이 빠진 호랑이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을 합리적 수준에서 타결할 때 동맹을 더욱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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