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 중에는 양육의 어려움이 있다.
아이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부담이지만 맞벌이가 많은 만큼 아이를 돌볼 여유가 없기에 출산을 꺼리기도 한다.
아이를 맡아 줄 부모 또는 친정 부모가 집 부근에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직장을 다녀야 하냐'는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24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딸 부부를 대신해 손녀를 돌봐왔던 60대 A 씨 사연이 올라왔다.
"젊은 시절 부부 모두 맞벌이를 하면서 무척 바쁘게 살았다"는 A 씨는 그 때문에 "딸에게 제대로 사랑조차 주지 못했다"고 했다.
A 씨는 "딸이 스무살이 되자마자 결혼하겠다면 사위를 데려왔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결국 결혼을 허락했다"면서 "맞벌이하는 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손녀에게 저희는 딸을 키우면서 못다 한 사랑까지 듬뿍 주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결혼 8년 되던 해 딸 부부가 이혼, 양육권은 사위가 가져갔고 딸은 유학을 떠났다"는 A 씨는 "사위는 저의 연락을 전부 피하고 있다. 손녀가 너무 보고 싶다"며 방법을 물었다.
이명인 변호사는 "2016년 이전까지 민법상 면접교섭권 행사 주체는 부모로 조부모는 제외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딸이나 아들, 며느리나 사위를 대신해 손자를 돌보는 조부모가 늘어나면서 손자에 대해 면접교섭권을 주장하는 조부모들이 많이 등장하자 2016년 민법을 개정했다"며 "개정 민법엔 부모 일방의 면접교섭권에 더하여 '손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의 직계존속은 그 부모 일방이 사망하였거나 질병, 외국 거주, 그밖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손자를 면접 교섭할 수 없는 경우 가정법원에 면접 교섭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신설됐다"고 설명했다.
불가피한 사정에 대해선 "교도소 수감, 해외 이민 등이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개정 민법도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1차적 권리가 아닌 자녀에게 사정이 생긴 경우 2차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도록 제한했다"며 이를 볼 때 A 씨가 사위를 상대로 면접교섭권을 청구해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도 면접교섭권이 부모는 물론 형제·자매와 제3자까지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우리도 외국처럼 실제 아이를 양육한 이에게도 면접 교섭을 허용하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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