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우리나라와 프랑스가 최소 30조원대 규모로 추정되는 체코 원자력발전을 놓고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K-원전’ 수출 지원을 위해 체코 출장길에 오른다.체코 원전 수주사는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중순까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에 원전을 수출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 장관이 24∼26일(현지시간) 체코를 방문해 요제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 즈비넥 스타뉴라 재무부 장관 등 체코 정부 주요 인사들을 만나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체코 측과 원전, 첨단산업·기술,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방문 기간 양국은 상호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인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문안에 합의할 예정이다.
특히 안 장관은 체코의 신규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을 앞두고 우리 원전의 경제성과 신뢰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체코는 당초 수도 프라하 남부 두코바니에 설비용량 1.2GW(기가와트) 이하 가압 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미국 웨스팅하우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프랑스 EDF로부터 입찰서를 받았다.
하지만 탈탄소 도전을 맞아 원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2월 두코바니에 2기, 테멜린에 2기 등 총 4기(각 1.2GW 이하)의 원전을 짓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했고, 한수원과 EDF는 체코 측의 요청에 따라 이달 말까지 수정 입찰서를 제출한다.
원전 업계에서는 프랑스가 체코와 같은 유럽연합(EU)에 속해 있고, 유럽에서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수주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체코를 방문한 이후 우리나라에 불리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한수원은 EDF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과 계획 기간 안에 원전을 완공하는 공기 관리 능력이 우수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선진 시장인 유럽에 첫 원전 수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안덕근 장관은 “체코는 현재 비셰그라드 그룹 V4 의장국으로서 올해는 양국 간 긴밀한 경제 협력의 중요성이 특히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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