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의 조건'이라는 책이 한국에서 사랑 받는 이유는 한국 독자들이 강한 향상심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최근 재출간한 베스트셀러인 '일류의 조건' 저자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 교수(64)는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독자들이) '일류가 되고 싶다'라는 향상심이 있어 이를 위한 방법이 담긴 이 책을 읽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위기감을 갖고 과제에 임한다'는 진취적인 자세가 이 책을 읽는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자기계발서의 바이블'로 불리는 '일류의 조건'은 전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의 누적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이 책은 이른바 '일류'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이 어떻게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저자의 남다른 통찰과 분석을 담고 있다.
지난 2006년 국내 출간 후 절판됐다가 국내 저명한 뇌 과학자인 박문호 박사의 '꼭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책'으로 추천되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 독자들로부터 재출간 요청이 쇄도해 '일류의 조건'은 첫 출간 후 18년 만에 재출간이 확정됐다. 다음은 저자와의 일문일답.
─한국 독자들에게 본인을 소개한다면.
▲저를 표현하는 단어들이 있다. '미션, 텐션, 하이텐션'. 사명감, 열정, 건강도 저를 나타내는 단어다. 초등학생부터 교육에 뜻을 두고 살아온 열정 가득한 사람으로 저를 소개하고 싶다. 좋아하는 것은 스포츠, 개, 초콜릿, 만화다.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은 찌개, 전, 삼계탕, 르세라핌, '이태원 클라쓰' 등의 드라마다.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를 한국어로 부를 수 있다.
─최근 '일류의 조건'이 한국에 재출간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는데, 예상했나.
▲예상하지 못했고 상당히 놀랐는데,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 독자들과 제가 궁합이 잘 맞는 건 아닐까 싶다. 저는 만화 '슬램덩크'를 좋아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향상되고자 하는 마음이 잘 그려져 있다. 이러한 향상심이 한국 독자들과 저의 공통점인 것 같다.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일류의 조건'은 일류란 어떤 사람인가를 명확히 설명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훔치는 힘, 요약하는 힘, 추진하는 힘을 강조한다. 이 세 가지 힘이 일류를 지탱하는 세 개의 기둥이다. 저는 이 책에 이런 힘들을 기르기 위한 방법을 담았다. 이 책을 읽으면 의식이 뚜렷해져 공부나 업무 능률이 향상될 것이다.
─일본 독자와 한국 독자의 차이점은.
▲한국 독자들은 공부나 업무 능력을 기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공부에 대한 의욕이 곧고 단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제가 살면서 알게 된 한국 사람들은 모두 공부를 열심히 한다.
─박문호 박사가 이 책을 젊은층에 추천했는데.
▲우선, 박 박사께 감사드린다. 저는 젊은 세대가 이 책을 꼭 읽어줬으면 좋겠다. 청년들은 앞으로의 인생이 길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 세대에게는 변화가 많은 시대를 살아내기 위한 적응력이 요구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가 이 책을 통해 노력해야 할 방향을 명확히 찾게 된다면, 더 풍요로운 인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늙어서 꿈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을 배우기에 너무 늦는 때란 없다. 배운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배움을 위한 동기 부여가 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어제보다 더 성장한다는 마음을 잃지 않으면 젊은 의식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일류가 되기 위해 도전하려고 이 책을 보는 독자가 많은데.
▲일류라는 것에 가치가 있는 게 아니라 일류를 목표로 매일 노력한다는 점이 가치 있는 것이다. 일류인 사람들은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배움을 계속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저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박지성 선수나 손흥민 선수는 축구 실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향상심마저 남다르다. 이 또한 아시아의 영웅답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레 다음에 가야 할 길이 열린다. '잘되지 않아도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생각을 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으로 항상 밝은 마음을 유지하면 웃을 일도 많아진다. 한국과 일본 모두 저출산이 사회 문제다.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일은 불투명한 미래를 향해 용기 있는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혼자 사는 것도 좋고,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것도 좋다. 불확실한 무언가를 불안하게 생각하기 보다 오히려 반갑게 여기는 긍정적인 용기가 밝고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 포인트다.
─개인적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고, 향후 어떤 목표가 있는가.
▲지금까지 많은 책을 내고, 제 생각을 독자들에게 전해 왔다. 앞으로도 그 일을 계속하고 싶다. 더불어 음악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처럼 강연을 통해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실시간으로 관객과 호흡하며 뜨거운 열정을 나누고 싶다. 20여년 전 한국에서 강연했을 때 제 농담에 청중들이 많이 웃어줬던 일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다시 한국에서 강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 이렇게 많은 제 책의 독자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한국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서 있다. 한국 분들의 전문적인 대응 방법을 매우 존경한다. 변화가 큰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이야말로 진정 '일류의 조건'이다. 뜨거운 마음으로 살자. 미션, 텐션, 하이텐션!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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