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득 사진작가
보호단체서 ‘국제철새도시’ 인증
10년째 조류사진으로 감동 전해
울주·강동 등 개발 가속화는 우려
보호단체서 ‘국제철새도시’ 인증
10년째 조류사진으로 감동 전해
울주·강동 등 개발 가속화는 우려
울산은 공업도시이지만 국제철새보호단체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으로부터 국제철새도시로 인증을 받을 만큼 환경도시로 변모했다. 겨우내 찾는 철새만 해도 60종이 넘는다.
윤 작가는 이런 울산의 새들에 대해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10년 전부터 조류사진을 찍으며 시민들과 조류 애호가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울산으로 온 지구의 여행자'라는 제목으로 동료 사진작가들과 함께 개최한 전시회가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울산시 생물다양성센터 조류분과 시민생물학자로서 활동하면서 그동안 그가 촬영한 새들은 200종 가까이 되며 멸종위기 또는 희귀종들을 울산시를 통해 공개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팔색조의 경우 천연기념물 204호이며 멸종위기종 2급으로, 둥지를 틀고 알을 낳고 부화시킨 새끼를 키워 떠나보내는 전 과정을 36일간 카메라에 담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작가가 카메라에 담는 새들은 희귀종뿐만이 아니다. 인간 가까이에서 생태계를 이룬 새들도 그의 관심사이다. 꾀꼬리가 대표적이다. 윤 작가는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을 꾀꼬리 같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막상 꾀꼬리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못 봤다고 해요. 꾀꼬리와 딱따구리 등 정감 가는 우리 새도 많이 찍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유독 새 사진을 많이 찍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인간의 삶과 닮아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미새가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모성애, 가족의 중요성, 나아가 인간사회의 소통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교훈을 얻게 되는데 이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또 하나 "새를 머리 나쁜 동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관찰 결과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점을 대변해 주고 싶었다"며 "울산의 대표 겨울철새인 떼까마귀를 보고 있노라면 그 지혜로움에 감탄이 터질 정도다"라고 말했다.
국내에 많은 조류사진작가들이 있지만 윤 작가만의 특징을 꼽는다면 촬영지역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오직 울산의 새들만 촬영하고 있다. 울산이 철새들의 도착지 또는 경유지가 되고 있어 다양한 철새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 작가는 최근 줄어드는 농경지로 인해 울산을 찾는 철새들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울산 북구 강동 들녘과 울주군 온양읍 들녘은 한반도를 경유지로 삼은 철새들의 주요 통로인데 최근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수 후 논에 볏짚을 남겨두거나 물을 가둬두는 조치만으로 철새들이 편안히 머물다 갈 수 있는 만큼 개발에 제외된 논을 공존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새를 관찰하고 촬영하는 동호인들이 많이 증가한 점에 대해서는 "새들은 매우 민감하다. 사람과 가까워져 있는 집 주변, 공원에 서식하는 새부터 촬영하면서 활동을 넓혀 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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