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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oT로 ‘텔레핀’ 동맹 확대… 성장 한계 넘어 신사업 시너지[통신·금융 ‘빅블러 시대’ (下)]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5 18:38

수정 2024.04.25 18:38

통신·금융 4000억대 지분 교환
미디어·핀테크 등 전 분야 협력↑
알뜰폰·소비자 맞춤 서비스 확대
과점 해소로 소비자 편익은 늘어
빅데이터 기반 신사업 공동 모색
AI·IoT로 ‘텔레핀’ 동맹 확대… 성장 한계 넘어 신사업 시너지[통신·금융 ‘빅블러 시대’ (下)]
통신과 금융 업계 간 동맹이 인공지능(AI), 미디어, 데이터, 핀테크(금융+기술)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지분교환을 통한 전방위적 협력을 비롯해 알뜰폰(MVNO), 키즈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등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출시 등의 형식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내수 시장 위주의 규제 산업이라는 업계 간 공통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텔레핀(통신+금융)' 동맹이 각 영역 간 경쟁 촉진, 소비자 편익 제고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 넓히는 '텔레핀' 동맹

24일 통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금융권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T와 KT는 각각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과 4000억원대 지분교환을 통해 협력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AI 인재 양성 및 기술·서비스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SKT 정보통신기술(ICT) 패밀리사와 하나금융그룹은 계열사 간 통신·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신사업 모델 발굴에 나서고 있다. 고령층을 겨냥해 SK브로드밴드의 IPTV B tv에 하나은행의 홈뱅킹 기술을 도입한 것이 대표 사례다.

하나금융은 SKT, SKB, 11번가 등 SKT 계열사의 데이터를 가명결합해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신 파일러) 특화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데이터 결합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BM) 발굴, 데이터 결합 기반 사업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AI 분야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청년AI인재 발굴을 위한 해커톤 개최, AI 스타트업 랩 개소, 찾아가는 AI 교육 프로그램 공동 운영 등을 진행했다.

신한은행과 4375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한 KT도 신한금융 계열사와 디지털전환(DX)·AI 등 협력을 진행 중이다. IPTV에 홈뱅킹 서비스를 도입했고, 신한EZ손해보험 지분을 매입한 KT가 신한EZ손해보험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DX 패키지를 지원 중이다. KT와 신한은행은 '상생형 소상공인 DX 지원 사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동산담보관리 플랫폼 'KB PIM'에 KT의 사물인터넷(IoT) 단말 및 통신망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실사 없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그 결과, 동산담보대출잔액인 2018년 32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729억원으로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금융권과 알뜰폰, AICC(AI컨택센터)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하나은행과 제휴를 통해 유플러스 키즈폰에 하나은행이 개발한 체험형 금융 플랫폼을 탑재했다.

■이종산업간 시너지 기대

이 같은 텔레핀(통신+금융) 동맹은 방대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과 함께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규제·내수산업인 금융과 통신의 결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산업 모두 규제산업이고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수익도 내면서 새 먹거리를 찾아보자는 공통 의식이 있다"며 "고객에게 새로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새 부가 산업을 만들어보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금융과 통신 각 업계의 과점체제 해소로 편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알뜰폰 사업 진출이 통신사들의 요금 인하 경쟁에 기여할 수 있고, 요금제가 더 다양해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줌으로써 기존의 과점 업체들이 긴장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통신과 금융이 실험적으로 상호 교차해서 서로의 업무를 취급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경쟁을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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