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이자 축구 지도자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은 "자식은 내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내가 낳긴 했지만, 내 소유물은 아니다"라는 철학을 밝혔다.
손 감독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저는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우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밖에 키우지 못한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저는 개인적으로는 작은 부모는 자식의 앞바라지를 하는 부모라고 생각한다"며 "아이의 재능과 개성보다 본인이 부모로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아이의 행복을 무시하고 그렇게 했을 때 내 자식이 30~40대에 가서 하던 일에 월요병이 걸리고 권태기가 오고 번아웃이 오면 그 인생을 부모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억지로 끌고가도)대학도 못 간다. 15~16살이 되면 부모를 속인다"며 "개인적으로 큰 부모는 가장 중요한 게 아이의 재능이 무엇이고 개성이 무엇일까하는 자기 안에 질문을 던져 지속적으로 빠른 시간 내 아이의 재능과 개성을 찾는 것. 그렇게 인생의 스타트 라인에 가져다주는 게 부모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손 감독은 손흥민의 사례를 말하며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진짜 하겠느냐, 힘들다. 이거 힘들다. 그래서 세 번을 물어봤는데 하겠다(고 했다)"라며 "그래서 제가 그래, 너희 삶인데(라며 허락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아들이 용돈은 주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말에는 "아니, 제가 벌었어야지"라며 "자식 돈은 자식 돈, 내 돈은 내 돈, 배우자 돈은 배우자 돈, 자식 성공은 자식 성공, 배우자 성공은 배우자 성공, 내 성공만이 내 성공이지 어디 숟가락을 왜 얹느냐"고 했다.
그는 "숟가락은 얹으면 안 된다. 앞바라지를 하는 부모들이 자식이 잘 됐을 때 숟가락을 얹으려고 하다보니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주도적으로 내 삶을 살아야 한다. 왜 자식에게 눈치 보면서 내 소중한 인생을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했다.
특히 '손흥민이 여전히 월드 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변함 없다"고 했다.
손 감독은 이어 "지금은 고인이 된 네덜란드의 프로 선수 요한 크루이프가 있는데, 그분도 이런 말을 했다"며 "자기가 전세계 정말 최고의 선수들을 만나봤지만 그 선수들이 공만 잘 차는 게 아니다. 인성에서도 월드 클래스"라고 했다.
손 감독은 "공도 잘 차야 하지만, 인품도 같이 월드 클래스가 정말 월드 클래스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하여튼 (손흥민은)더 발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저는 매일매일, 늘 항상 그렇지만 지금보다 한 10%의 성장을 기대하고 꿈꾸고 있다"며 "(손흥민이)조금 힘들 때 그때는 제가 꼭 가서 고생했다, 안 다쳤으면 됐다,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다, 다음 준비를 할 수 있다(이렇게 응원한다)"라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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