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보에도 의료계 "원점 재검토" 입장
[파이낸셜뉴스] 정부와 의료계의 '의정갈등'이 촉발된지 80일이 넘어가고 있지만 문제를 풀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2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정갈등은 어떤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한채 유지되고 있다. 당장 이날 전국 주요 병원 교수들이 일주일에 하루 휴진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의대교수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유감을 표하며 환자 곁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오후 '주 1회 휴진'을 안건으로 온라인 총회를 연다. 앞서 전의비와는 별개로 전국 40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22일 총회를 열고 각 병원의 상황에 맞게 일주일에 하루씩 휴진하자는데 뜻을 모은 상태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권이 범야권에 참패한 이후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지고 의정갈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의대증원 2000명 증원 입장을 사실상 1000명 수준으로 낮추며 한 발 뒤로 물러났지만 의료계는 정책의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완강한 모습이다.
전날 출범해 첫 회의가 열린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도 노연홍 위원장이 직접 의정갈등의 핵심인 의대 증원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갈등 해소의 계기가 되기는 어려워졌다.
이미 정부가 의료계에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양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의대 증원 2000명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에서 정부가 상당한 수준으로 양보를 했기 때문에 의료계가 바라는 원점 재검토까지 양보하기는 어렵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면허 정지 처분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라며 강경 일변도의 태도에서 유화책을 편 바 있다.
다만 정부의 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물론 의대교수 등 의료계는 요지부동이다. 따라서 의정갈등 역시 해결의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환자들의 병원 이용에 불편이 빚어지는 등 국민 불안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신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의정갈등과 관련, "대통령이 하루빨리 원점 재검토를 선언해야 한다"며 "전공의와 의사가 복귀한 뒤 정치권과 빠른 협상을 이어가자는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의정 갈등이 재논의될 수 있도록 대통령이 빨리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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