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인 지주식 양식 집착...생산량 뒤처지고 소득 면에서 현저히 불이익
【파이낸셜뉴스 신안=황태종 기자】우리나라 수출 효자 품목으로 일명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국 주요 김 생산지 중 하나인 전남 신안군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동안 명품 김 생산을 위해 전통방식인 지주식 양식에 집착해오다 보니 부류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물김 생산량이 크게 떨어지고, 소득 면에서도 불이익을 보고 있어서다.
28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김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세계적인 K-푸드 열풍 등에 힘입은 것으로, 수출 물량이 늘면서 마른김 생산을 위한 물김 수요 증가와 함께 위판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특히 신안군에 위치한 국내 최대 김 수출업체인 ㈜신안천사김과 인근 가공업체들의 경우 물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마른김 재고까지 바닥이 나면서 해외 수출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신안군은 그동안 지역에서 집착해온 지주식 양식에 따른 생산량 한계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 신안에선 광활한 갯벌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청정 갯벌에 가느다란 나무 기둥(지주)을 세우고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김발을 햇볕에 자동 노출하는 전통방식인 지주식 양식으로 김을 생산하고 있다.
지주식 양식으로 생산한 김은 부유물을 띄워 그 밑으로 김을 양식하는 부류식 생산 김에 비해 맛과 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와 함께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생산량이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현재 신안군 전체 김 양식 면적 9977㏊ 가운데 지주식 양식 면적은 60%, 부류식 양식 면적은 40%다.
반면 인근 지자체의 부류식 양식 비중은 고흥군 100%, 진도군 99.6%, 완도군 91%, 해남군 82%에 달한다.
결국 이들 지자체들은 부류식 시설에서 많은 물량의 물김을 확보한 반면 신안군은 맛과 품질이 뛰어난 명품 김 생산을 위해 전통 방식인 지주식 방식을 고집하면서 수출 증가로 늘어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며 불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신안군은 전남지역에서 가장 넓은 바다를 보유하고 있지만, 김양식 적지 면적 12만㏊의 8.3%에 해당하는 9977㏊만 개발돼 수출용 물김을 확보하는데 큰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인근 지자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해양수산부는 김 수출 물량 확보와 내수시장 가격 안정을 위한 지난 25일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김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특히 오는 7월부터 2700㏊(㏊는 1만㎡) 규모의 양식장을 새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는 축구장(0.714㏊) 면적의 3800배에 달하는 규모로, 해수부는 이를 통해 김 생산량을 3% 안팎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오는 5~6월 신규 양식장을 공고한 뒤 대상자 선정 후 7월부터 신규 면허를 발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신안군도 신규 양식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인근 다른 지자체의 평균 해조류양식 개발면적의 91% 수준인 11만㏊ 신규 개발을 해수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물김 가격 상승으로 귀어한 군민들이 해조류양식 분야에 진입을 희망하는 수요가 높다"면서 "신규 해조류양식 수면을 확보해 개인이 아닌 어업법인에 허가권을 줘 기존 어업인 중심의 면허제도 등 어촌사회의 폐쇄적인 진입 장벽을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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