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박아형 공과대학장, 사회 문화 정치분야와 협력 강조
이산화탄소 포집기술, 물 많이 사용하면 법규제로 무용지물
법대교수와 대화서 문제점·한계점 찾아내 R&D 방향 전환
이산화탄소 포집기술, 물 많이 사용하면 법규제로 무용지물
법대교수와 대화서 문제점·한계점 찾아내 R&D 방향 전환
[파이낸셜뉴스] 새롭게 개발한 기술이 단순하게 성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좋은 기술일까요.
성능이 뛰어나지만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법이 허용하는 기준을 넘어서 우리가 사용할 수 없다면 안되겠죠. 획기적인 과학기술적 성과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에 앞서 최고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이 기술이 이용되는 분야는 미래에 어떤 곳인지,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학·사회·경제 등 협력과 융합 중요
이러한 것들을 알기 위해서는 여러 과학기술 분야는 물론 사회, 문화, 경제분야와의 협력과 융합이 중요합니다. 협력과 융합이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 듣고 있습니다. 때문에 융합연구, 학제간 연구는 20년전 부터 계속해서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어왔습니다. 이제는 이를 넘어서 전환 연구로 변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해외에 있는 과학자들의 협력도 필요하고, 과학과 사회, 문화,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해외에서 유명한 한인 과학자들이 지난 2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봄 학술대회'에서 막연할 수도 있는 협력과 융합에 대해 얘기해줬습니다.
우선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박아형 공과대학장은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융합이 연구개발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아형 학장은 자신이 겪었던 일을 예로 들었습니다. UCLA에는 정책, 경제, 사화과학 등 각계 교수들이 함께하는 논의하는 지구연구소가 있습니다.
한계점 빨리 찾고 연구에도 도움
한번은 법대 교수가 발전소에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장치와 관련해 질문을 해왔다고 합니다. 처음 질문을 받았을때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과 법이 무슨 관련일 있을지 의아해 한거죠. 그래서 별 생각없이 "이 장치를 발전소에 붙이면 최대 2배의 물을 더 사용해야 할겁니다"라고 답하자 법대 교수가 난색을 표하며 그럼 안된다고 했답니다.
미국의 발전소는 대부분 강을 끼고 위치해 있습니다. 강물은 농업과 공업 뿐만아니라 사람들이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물에 관련된 법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조금만 문제 소지가 있어도 허용하지 않는거죠.
박 학장은 법대교수와의 대화를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가 지금까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개발 물질을 살펴봤습니다. 가장 성능이 좋은 물질을 개발해 이것으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었죠. 하지만 법에 문제시 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여러 개발 물질들을 살펴보니 연구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물질이 물을 가장 적게 사용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기존에 해오던 연구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후 이산화탄소 포집에서 물을 적게 쓰는 기술이 효율이 떨어져도 오히려 강점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이러한 것들을 일찍 논의하면 한계점을 빨리 찾고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과학자들도 UCLA의 지구연구소처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연구개발의 방향과 접근법을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찾게 될 것입니다. 정부나 대학이 이같은 모임과 단체를 만드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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