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카드사·저축은행 연체율 높아만 가는데...서민 '고금리·경기 부담'에 이중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8 15:00

수정 2024.04.28 15:00

사진=뉴시스화상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서민들이 급전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카드사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 수준으로 오른 데다가 저축은행 연체율도 9~10%에 달해 대출을 더 까다롭게 내주고 있다. 돈을 빌릴 데가 없어진 저소득·저신용 차주들이 저축은행 대신 카드사나 보험사를 두드리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9년여 만에 최고치' 카드사 연체율 연일 고공행진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 급전 창구로 불리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연체율이 올 들어 큰 폭 뛰었다. 카드사 연체율은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한다.


신한카드의 1·4분기 연체율은 1.56%로 전년 동기(1.37%) 대비 0.19%p 높아졌다. 지난 2015년 9월(1.68%)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연체율이 0.80%p 높아져 1.94%가, 우리카드는 0.21%p 높아져 1.46%가 됐다. KB국민카드는 1.31%로 전년 동기 대비 0.12%p 높아졌다. 모두 지난해 2019년 1·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NH농협카드의 1·4분기 말 연체율은 1.53%로 전년 동기 대비 0.19%p 상승했고 삼성카드는 1.1%로 전 분기(1.2%)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체감 경기가 악화한 반면 가계 및 기업의 상환 부담은 높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 대비 0.42%p 증가하며 지난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로 높아진 바 있다.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에도 카드사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PF 몸살'에 대출 빗장 거는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의 1·4분기 연체율도 7~8%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6월 저축은행 사태 당시 연체율(24.7%)과 비교했을 땐 낮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6.55%로 전년 대비 3.14%p나 올랐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5.8%p)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 특히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10%를 넘어서는 저축은행도 있어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송기종 나이스 신용평가 금융평가실장은 "부동산 PF 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상승이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신용평가 대상 저축은행 중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10%를 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저축은행 연체율이 5.33%였을 당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6.35%로 전체 연체율에 비해 1%p 이상 높았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올리면서 저신용·저소득 차주들은 급전 마련을 위해 카드사나 보험사 등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말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102조원으로 1년 전(114조원)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39조4743억원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도 71조원으로 전년 말(68조원) 대비 각각 3조원, 5조 2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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