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틱톡금지법 통과, 파장은
바이트댄스에 美사업권 매각명령
360일내 매각 안하면 서비스 금지
틱톡CEO "법 무력화" 소송 예고
中정부 자국 국가정보법에 따라
틱톡 이용자 데이터 수집 가능해
대선 앞두고 여론에 개입 우려
바이트댄스에 美사업권 매각명령
360일내 매각 안하면 서비스 금지
틱톡CEO "법 무력화" 소송 예고
中정부 자국 국가정보법에 따라
틱톡 이용자 데이터 수집 가능해
대선 앞두고 여론에 개입 우려
■미국 국가 안보 위협하는 틱톡?
미국 정부와 의회는 중국 공산당이 국가 정보법에 따라 스파이 목적으로 1억7000만명의 미국 내 틱톡 이용자 데이터에 접근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때문에 바이든 정부와 미국 정치권은 틱톡이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며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에 국가안보 프레임을 씌웠다. 이는 미국 정치권에 상당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틱톡 금지법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주장처럼 틱톡은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미국 내 사용자로부터 방대한 양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틱톡의 개인정보 처리방침 조항에 사용자의 위치와 연락처 등 개인 정보 및 IP 주소를 추적할 수 있는 기능과 얼굴 지문 및 음성을 포함한 생체 인식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틱톡 금지법을 단합한 이유는 또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17년 도입한 '국가정보법'때문이다. 이 법에 따라 중국 정부는 자국 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대해 국가 안보 관련 데이터를 넘기도록 강제할 수 있는 등 상당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정보를 수집하는 데 틱톡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틱톡이 충분히 미국 국가 안보에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복 다짐 중인 中 정부
중국이 틱톡의 알고리즘에 접근해 허위 정보와 선전을 퍼뜨리는 등 틱톡 사용자가 플랫폼에서 보는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틱톡 사용자의 개인 정보에 접근해 올해 미국 대선에 개입해 여론 형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점이다. 때문에 올해 초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 정치인들은 틱톡을 질타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틱톡의 추 쇼우즈 최고 경영자(CEO)는 청문회에서 "중국 정부가 틱톡에 데이터를 요청한 적이 없고 그런 요청을 거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중국에 있는 바이트댄스 직원이 앱의 일부 미국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최근 많은 전현직 틱톡 직원들은 틱톡이 지속적으로 바이트댄스의 지시를 따르고 있는 사례를 털어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여러 명의 틱톡 관계자가 틱톡 광고에 사용되는 음악의 승인이나 기술적 결함 해결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에서 조차 중국 내 담당자와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폭로했다.
중국 정부는 틱톡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틱톡 경영권 매각을 용인하는 것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을 묵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틱톡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미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자산이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중국은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한 이유다.
중국 정부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더 많은 미국 앱을 중국에서 퇴출 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미 애플은 최근 중국 앱스토어에서 국가 안보를 우려한 중국의 요청으로 메타 플랫폼의 왓츠앱과 스레드 등을 삭제했다. 또 메시징 플랫폼인 텔레그램 등도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예일대 로스쿨의 방문연구원 단 왕은 "중국 정부의 방향은 분명하다. 장벽을 높이는 것"이라며 "미국의 틱톡 금지법 발효로 중국도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추가로 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다. 이미 중국 정부가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유튜브 등 서방의 주류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해 추가로 차단할 수 있는 미국 앱에 한계가 있어서다.
틱톡은 이미 소송을 통해 틱톡 금지법을 무력화 시킨다는 입장을 수차례 표명했다. 1억7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틱톡이 철수한다는 것은 사업을 접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틱톡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바이트댄스
바이든 대통령이 틱톡금지법에 서명한 직후 칙 후 틱톡 추 CEO는 "우리는 아무 곳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는 "사실과 헌법은 우리 편이고 우리는 다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틱톡이 지난 2020년 사례를 따를 것이 확실해 보이는 이유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내 틱톱 앱 운영을 차단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트럼프의 행정 명령은 90일 이내에 틱톡의 미국 자산과 틱톡이 미국에서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매각하라는 것이었다. 틱톡은 트럼프의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바이든 취임과 동시에 바이든이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철회하면서 이 소송은 자연스럽게 취하됐다.
어쩌면 틱톡은 트럼프의 당선을 바랄 수도 있다. 재임 시절 행정명령으로 틱톡을 금지하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는 틱톡 금지법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어서다. 틱톡 금지법에 서명한 바이든 대통령이 틱톡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선거 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점도 틱톡의 여론전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틱톡이 틱톡 금지법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틱톡 앱과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바이트댄스로부터 분리해 매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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