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테슬라 중국내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초읽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9 10:20

수정 2024.04.29 10:20

공항 등 전략구역 운행 제한도 풀릴 듯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가 28일 중국을 전격 방문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현안을 협의하고 있다. AP신화통신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가 28일 중국을 전격 방문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현안을 협의하고 있다. AP신화통신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에서도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한 커다란 문턱을 넘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공항 등 중국 내 전략 핵심지역에서 그동안 운행·정차에 제약을 받아온 테슬라 등 스마트 자동차들도 이제 제약없이 운행·정차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은 28일 밤 "스마트 자동차(컨넥티드 카)를 대상으로 한 중국 당국의 데이터 안전 검사에서 테슬라가 외자기업 최초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테슬라 모델3, 모델Y 모두 중국의 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국가컴퓨터네트워크응급기술처리협조센터 등이 이날 발표한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 요구 검사 상황 통지'에서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종인 모델3과 모델Y이 모두 검사를 통과했다.

이번 중국 당국의 검사 통과 판정을 받은 업체는 테슬라를 비롯해, BYD(비야디)와 리오토(리샹), 로터스, 호존(Hozon·허중), 니오 등 6개사 76개 차종이다.


이에 따라 원론적으로 테슬라는 중국에서 FSD 소프트웨어 도입이 가능하게 됐다. 테슬라는 이미 4년 전에 FSD 소프트웨어를 출시했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데이터 규제 때문에 아직 이를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검사 통과로 테슬라가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미국 이전 등과 관련된 협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사실상 타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선 중국에서 수집한 지형, 지리 등의 주행 중 얻은 관련 데이터를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데이터 반출 승인을 모색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중순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질문에 답변하면서 "테슬라가 곧 중국 고객도 FSD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밝혀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
임을 시사한 바 있다.

머스크, X에 "중국 고객도 FSD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머스크 CEO가 28일 자가용 비행기로 중국을 전격 방문해 리창 총리를 만난 것도 이에 대한 협의를 위해서 였던 것으로 읽힌다. 머스크는 일주일 전 인도 방문 및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떠오르는 인도 시장 진출에 대한 인도 총리와의 협의를 미루면서까지 중국 내 FSD 상용화를 위한 협의가 더 절실했던 셈이다.

이와 관련, 머스크도 "매우 무거운 테슬라의 책무로 인도 방문이 연기될 수밖에 없었지만 올해 안에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X에 글을 올렸다.

머스크 CEO의 전격 방중과 리창 총리와의 만남이 이뤄진 날, 중국 당국이 테슬라 모델3과 모델Y의 검사 통과를 발표한 것은 양측이 일련의 현안에 대해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해석된다. 테슬라에 대한 제약을 풀어주는 대신, 테슬라의 대중국 투자 확대 등을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2021년 이래 중국 규정에 따라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중국 현지에 저장한 채 어떤 것도 미국으로 전송하지 않고 있다.

제약 풀린 테슬라, 중국 시장 실적 회복 및 투자 확대 등 예상 등 중국과 윈윈

테슬라가 중국 내에서 FSD를 상용화하고, 여러 운행에 대한 제약이 풀리면, 현재 판매 부진에 빠진 실적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현재 가격 경쟁 속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상관신문은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FSD를 추진하는 데 일정한 기반에 올라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상하이를 비롯한 각지에서 테슬라에 대한 사용 제한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음을 테슬라 측이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신랑과학기술은 한 업계 인사의 말을 인용, "테슬라가 국가 차량 데이터 안전에 관한 권위 있는 기준과 요구를 통과한 것은 공공기관·공항·고속도로 등에서 테슬라 등 스마트 자동차에 대해 내려진 운행·정차 제한을 전면 해제하는 데 유리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검사에서 중국 당국이 설정한 네 가지 요건은 ▲ 차량 밖 안면 정보 등 익명화 처리 ▲ 운전석 데이터 불수집 ▲ 운전석 데이터 차내 처리 ▲ 개인정보 처리 통지 등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FSD 소프트웨어의 중국 내 출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에서 중국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려 한다고 전했다. 중국중앙TV(CCTV)는 머스크가 28일 오후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리창, 머스크에서 더 좋은 경영 환경 제공하겠다 약속

리 총리는 만남에서 "중국의 초대규모 시장은 늘 외자기업을 향해 열렸고 중국은 말로 한 것은 반드시 행한다"라며 "시장 진입 확대와 서비스 보장 등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외자기업에 더 좋은 경영 환경을 제공하며 각국 기업이 안심하고 중국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에서 가장 성과 좋은 공장이고 이는 중국 팀의 근면과 지혜 덕분"이라며 "테슬라는 중국과 함께 협력을 심화하고 더 많은 호혜적 성과를 얻을 용의가 있다"라고 화답했다고 CCTV는 전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17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상하이 공장은 이 회사의 최대 생산 기지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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