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심사 기존 2주에서 2개월로 늘어 '소상공인 피해 호소'
보증공급량 3년간 3배 증가, 인력 충원은 제자리
경기신보 2023년 18만8715건 보증 공급, 1인당 400여건 이상 처리
'경기도 인력 충원 등 통해 처리기간 단축' 필요
보증공급량 3년간 3배 증가, 인력 충원은 제자리
경기신보 2023년 18만8715건 보증 공급, 1인당 400여건 이상 처리
'경기도 인력 충원 등 통해 처리기간 단축' 필요
자영업자 김모씨(51)는 최근 거래처로부터 납품 대금 5000여만원을 받지 못하면서 폐업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
수년동안 거래해 오던 곳이 갑작스레 경영악화를 이유로 납품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당장 가게 월세 낼 돈도 없는 상태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본사에서 물품을 납품 받아, 이를 다시 거래처에 판매하는 하는 김씨는 거래처가 주지 못한 돈까지 본사에 지불해야만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거래처에서 수금이 됐던 못됐던 간에 본사에서는 김씨가 이미 물품을 거래처에 판매한 것으로 판단해 이에 대한 매출이 발생했고, 이를 위해 본사에서 가져간 물품값은 주어야 한다는 이치다.
이로 인해 당장 해당 거래처의 미납금 수천만원을 본사에 내지 못하면 다음달 판매해야할 물품 공급이 중단되고, 그렇게 되면 장사를 계속할 수 없어 문을 닫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씨는 경기신용보증재단에 급하게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자금 대출을 문의해 보았지만, 폭증한 보증지원 업무에 "2개월가량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듣고 망연자실하고 있다.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김씨는 여기 저기 지인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돈을 빌리고 있지만, 요즘 같은 어려운 상황에 돈 빌리기도 만만치 않아 "하루 하루 버티는 것이 지옥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당장 월세낼 돈도 없는데, 2개월을 어떻게 기다리냐"며 "일이 많은 것도 이해하고, 접수 순서대로 처리하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당장 망해 나가는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하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증업무 담당자들에게 물어보니 인원이 부족해 처리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들었다"며 "경기도에는 중소기업도 많고, 소상공인들도 많은데 사람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 정부가 못하면 제발 김동연 지사님이라도 나서서 도와달라"고 말했다.
보증공급량 3배 증가했는데 인력은 제자리...1인당 400건 처리 비상
이처럼 보증심사 처리에만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는 늘어난 보증업무에 비해 이를 담당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망해 나가는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쏟아부으면서 업무량이 3배가량 증가했다.
경기신보에 따르면 지난 2019년 8만7418건이던 보증공급건수는 코로나 초기인 2020년 20만104건으로 크게 증가했고, 지난 2022년 25만6414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지난 2023년 18만8715건으로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경제환경으로 정책자금에 대한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신보의 보증업무 인력은 2019년 323명에서 2023년 332명으로 겨우 9명이 늘었다.
당장 동원할 수 있는 계약직 직원까지 포함하면 경기신보의 보증지원 담당 인력은 442명에서 465명으로 23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직원 1명당 연간 400건이 넘는 보증업무를 맡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경기신보 지점에는 보증심사 지연을 하소연하는 민원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신보 김종우 노조위원장은 "경기신보의 업무량은 지난 2017~2019년 3년간 연평균 7만2127건에서, 2020~2022년 21만4768건으로 이전 3년 연평균 14만2641건이 증가했다"며 "업무량이 3배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인력은 충원되지 않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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