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3곳 모두 제1야당 승리
유일 후보 낸 시마네서 참패
비자금 스캔들 등 정권 심판론
기시다, 국정운영 차질 불가피
엔·달러 환율 장중 160엔 돌파
日 당국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유일 후보 낸 시마네서 참패
비자금 스캔들 등 정권 심판론
기시다, 국정운영 차질 불가피
엔·달러 환율 장중 160엔 돌파
日 당국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29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치러진 도쿄 15구,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 중의원 의원을 뽑는 보선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비자금 스캔들'의 중심에 선 자민당은 선거구 3곳 중 2곳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자민당은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한번도 지지 않았던 시마네 1구에만 유일하게 후보를 냈으나 참패했다.
자민당은 시마네 1구에 재무 관료 출신인 니시코리 노리마사를 공천했고 입헌민주당은 가메이 아키코 전 의원을 내세웠다. 자민당은 기시다 총리가 두차례 지지 방문을 하는 등 시마네 1구에 사활을 걸었으나 표심을 얻지 못했다. 가메이 후보는 58.8%의 득표율로 니시코리 후보에 17.6%p 차로 크게 앞섰다.
가메이 당선인은 "보수 왕국이라고 하는 시마네현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큰 메시지가 돼 기시다 정권에 닿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입헌민주당 후보는 불륜 파문을 겪은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를 비롯해 후보 9명이 경쟁한 도쿄 15구, 야당 후보끼리 양자 대결을 펼친 나가사키 3구에서도 각각 승리했다.
자민당이 보선 전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 지지율을 기록 중인 기시다 내각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자민당은 후보를 내지 못한 두 번의 보선을 포함해 모두 패배했다"며 "국민들은 냉혹한 의지를 보여줬다.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기시다 정권은 벼랑 끝에 몰렸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자금 사건에 대한 자세를 추궁당한 기시다 총리에게는 냉엄한 결과가 됐다"며 "향후 정권 운영에 미칠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기시다 총리는 시마네 1구에서 승리하고, 9월 자민당 총재 재선 혹은 중의원 조기 해산에 이은 총선거 승리로 장기 집권을 추진할 계획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번 보선 참패로 구심력을 크게 잃게 됐다.
일각에서는 가을 자민당 총재 재선에서 새로운 '선거의 얼굴'이 선출돼 중의원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지층이 떠나고 있다"며 "기시다 총리로는 선거에서 싸울 수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와 바바 노부유키 일본유신회 대표는 보선 직후 곧 바로 중의원의 조기 해산을 촉구하며 기시다 총리와 여당을 압박했다. 하지만 지금 기시다 총리가 총리 권한으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치른다면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보선 투표율은 지역마다 35~54%를 나타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오전 한 때 160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엔화는 이날 유로화에도 약세를 보여 엔·유로 환율이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인 171엔 대까지 올랐다.
일본 당국은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에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잇따라 구두 개입을 했지만, 엔화 가치 추락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오후부터 엔화 매수세가 몰려 달러당 엔화 가치는 156엔까지 진정됐다.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본 정부 관계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답하는 게 아니라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함으로써 개입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일본 재무성의 통화실무 책임자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기자들이 "시장 관계자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정부 개입으로 인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5엔 급등했고 본다"면서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지금은 노코멘트하겠다"고 답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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