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작심비판에 尹 일일이 답변
독대는 못해 민감사안 못 다뤄
채상병·김건희 특검 논의 안돼
재생에너지 확대도 거론 안해
北대화·반일 野 외교노선 언급無
李 "국정기조 전환 의지 없어 보여"
독대는 못해 민감사안 못 다뤄
채상병·김건희 특검 논의 안돼
재생에너지 확대도 거론 안해
北대화·반일 野 외교노선 언급無
李 "국정기조 전환 의지 없어 보여"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첫 영수회담을 가졌다. 2시간 10분 동안 이뤄진 회담은 이 대표의 작심비판이 담긴 모두발언에 윤 대통령이 하나하나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이 대표가 짚었으나 윤 대통령이 답변을 내놓지 않은 사안이 4가지가 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각각에 대한 특검, 재생에너지 확대, 남북과 한일 외교노선 전환 등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이 대표를 초청해 집무실에서 차담회를 가졌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홍철호 정무수석·이도운 홍보수석, 민주당에선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진성준 정책위의장·박성준 수석대변인 등이 배석한 가운데서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공개 회담으로 넘어가기 전 무려 18분이나 들여 모두발언문을 읽어 내렸다. 요구사안들을 간추리면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과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복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전세사기특별법 제정 수용 △국회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한 의정갈등 해소 △국회의 연금개혁 방향 결정을 위한 정부의 역할 △이태원참사특별법 수용 △채상병 특검법 수용 △김건희 여사 등 가족 관련 의혹 정리 △에너지고속도로 투자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 확대 △북한과의 대화 △일본과의 독도·과거사 문제 적극 대응 등이다.
이도운 홍보수석의 회담 결과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주장들에 일일이 의견을 제시하고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민생지원금은 취약계층에 집중하는 지원이 바람직하다며 일축하고, 이태원참사특별법은 민간조사위원회이 영장청구권을 가지는 등 법리적 문제만 해소하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 등이다.
이런 와중 윤 대통령이 끝내 답을 하지 않은 사안들이 있다. 비공개 회담이 2시간 동안 진행됐음에도 이 대표가 워낙 방대한 의제들을 쏟아내 모두 다루진 못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먼저 채상병 특검과 윤 대통령 가족 관련 의혹 해소다. 민주당은 채상병 사건과 함께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서도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 독대를 하지 않았고, 때문에 특검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일절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부터 주장해온 에너지고속도로 투자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확대 인프라 조성도 윤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았다. 전력 수급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남북관계에서 대화를 중시하고, 일본군 위안부·일제 강제징용·독도 등 일본과의 역사갈등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남북대화와 대(對)일관계 대응 등 외교노선 전환을 요구한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북한과 일본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영수회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수석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상황인식이 너무 안일해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 회복, 국정 기조 전환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비난했다. 다만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 서로 공감했고 앞으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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