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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경쟁력 가지려면 구조조정에 대한 인식 바꿔야" [2024 FIND]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30 18:23

수정 2024.04.30 18:23

제22회 서울국제A&D컨퍼런스 인터뷰
제임스 두보우 A&M 아시아 대표
금리상승·부동산 침체 등 영향
亞 시장 구조조정 늘어날 가능성
실적 낮은 사업 매각하거나 철수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가치창출해야
이해관계자와 투명한 소통이 중요
제임스 두보우 A&M 아시아 대표
제임스 두보우 A&M 아시아 대표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제임스 두보우 알바레즈앤마살(A&M) 아시아 대표가 한국기업들에 제시한 처방이다. 한국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건강하고 경쟁력을 가지려면 구조조정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두보우 대표는 파이낸셜뉴스가 4월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개최한 '2024 FIND·서울국제A&D컨퍼런스'에 기조강연을 맡았었다.

두보우 대표는 4월 30일 "한국기업들은 채권자나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면 훨씬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며 "경영진과 전문 자문가들로 구성된 효율적인 리더십 팀, 철저한 분석, 즉각적인 조치, 현금흐름이나 자산 수익률과 같은 정량적 핵심성과지표(KPI)를 사용해 측정가능한 가치를 끊임없이 집중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치창출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제시한 셈이다. 실적이 저조한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시키고, 그 자본을 실적이 더 좋은 부문에 투자하거나 레버리지를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두보우 대표는 적자를 내는 매장을 철수하고, 개선된 현금흐름을 활용해 전자상거래 및 옴니채널에 투자하는 소매업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긴축 정책과 비용 절감이 구조조정 계획의 일부인 경우가 많지만 가치창출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위기에 처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구조조정과 가치창출을 추진하는 것이 기업에 훨씬 유리하다. 이 같은 접근은 이해관계자들에 이익이 된다. 더욱 협력적으로 구조조정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발생하는 급격한 비용의 증가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보우 대표는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익과 마진 구조를 개선하고, 손실이 나는 활동을 중단하는 것을 구조조정으로 판단했다. 채무 구조를 조정해 구조, 가치, 비용 측면에서 사업에 적합한 건강한 재무 상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이 시간을 지체하면서 성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과정이 매우 복잡해지고, 법무 및 법정 수수료가 증가하며, 채권자의 부담스러운 요구 조건으로 인해 비용이 급증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법원이 주도하는 채권자 간의 다툼에 대한 해결이 어려운 배경이다.

신뢰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그의 견해다.

두보우 대표는 "미국 월트 디즈니가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에 승리하기는 했지만 디즈니의 궁극적인 승리는 가치창출을 위한 신뢰할 만한 계획을 펠츠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성장 둔화, 경제적 어려움, 금리 상승, 레버리지 증가, 부동산부문의 압박으로 구조조정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각국 정부도 취약한 재무제표를 가진 기업들이 실적이 저조한 자회사를 처분하고, 레버리지를 줄이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A&M은 지난 1983년 미국 뉴욕에서 토니 알바레즈 2세(Tony Alvarez II)와 브라이언 마살(Bryan Marsal)에 의해 설립된 구조조정 및 턴어라운드 전문 컨설팅기업이다. 전 세계 39개국, 82개 도시에서 9000명 이상의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임시 경영 및 구조조정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두보우 대표는 아시아에서 원자재 기업의 부채 구조조정 이후 회장직 업무를 수행하고, 제품과 운영 상의 전면적 구조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 다국적 소매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았다.
소비재와 원자재 트레이딩, 에너지, 헬스케어, 금융 서비스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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