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한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HBM 사업 현황을 설명하며 이 같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들은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력 및 시장 현황, 청주·용인·미국 등 미래 주요 생산거점 관련 투자 계획을 밝혔다.
곽노정 사장 "HBM3E, 3·4분기 양산"
곽 사장은 모두 발표에서 "2012년 SK하이닉스 출범 이후 변동성이 큰 메모리 업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계속해서 HBM을 비롯한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과 투자에 전력을 다해왔다"면서 "5월 고객사들에게 HBM3E(5세대) 12단 제품 샘플을 제공하고 3·4분기에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HBM 시장이 아직 개화기며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주선 AI인프라 담당 사장은 "작년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규모는 5% 정도였다"면서 "현재 이 수요가 PC, 스마트폰, 차량용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2028년이 되면 전체 메모리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드 MR-MUF는 다르다"
앞서 업계 일각에서는 MR-MUF 기술이 고적층에서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최 부사장은 "HBM4(6세대)에도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해 16단 제품을 구현할 예정"이라면서 "최근 도입한 어드밴스드 MR-MUF는 MR-MUF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신규 보호재를 적용해 방열 특성을 10% 더 개선해 고단 적층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며, 16단 구현까지 순조롭게 기술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청주-용인-美인디애나 유기적 연결로...HBM 리더십 굳히기
김영식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은 최근 신규건설을 발표한 청주 M15x 팹과 관련해 "지난달 공사가 시작돼, 현재 용수와 전력 등이 사전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2025년 11월 클린룸 오픈하고 2026년 3·4분기 HBM 제품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인 클러스터와 관련해 김 부사장은 "팹 4개가 설립될 예정이며 각각의 팹은 수요변화에 맞춰 단계적으로 클린룸을 오픈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3월 착공을 시작해 2027년 5월 첫 클린룸 오픈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4일 패키징 공장 건설을 발표한 미국 인디애나주 라피엣 공장과 관련해 최 부사장은 "2022년 8월 부지 선정 작업을 시작해 지난 4월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을 최종 낙점했다"고 밝혔다. 인디애나주 공장은 2028년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최 부사장은 "인디애나 공장은 HBM 제품 양산뿐만 아니라 어드밴스드 패키징 R&D라인까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AI 메모리 주도권 강화를 위한 교두보로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BM 과잉공급 우려? 연평균 60% 정도 수요 성장 예상"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 세션에서 곽 사장은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HBM 과잉공급 우려에 대해 "HBM은 기존 코모디티(Commodity·상품)와는 다르다"고 밝히며 일축했다. 그는 "HBM4 이후가 되면 커스터마이징(고객 맞춤형) 니즈가 증가하면서 수주형 비즈니스 성격으로 옮겨갈 것"이라면서 "과잉 공급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의 성능 확대에 따라 HBM 시장도 성장을 지속해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60% 정도의 수요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곽 사장은 덧붙였다.
올해 메모리 업황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사장은 AI 관련 제품뿐 아니라 "재고 건전화는 물론 하반기부터는 우려했던 PC나 모바일 일반 서버 등의 시그널도 아주 괜찮다"면서 "공급업자한테 우호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 HBM 누적 매출 100억달러"에 곽노정 사장 "우린 100억중반"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비교를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날 삼성전자가 HBM 사업에 처음 나선 이후 9년차를 맞은 올해까지 누적 매출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는 발표를 한 가운데, 곽 사장은 관련 질문을 받고 "하반기 시장도 있어 130~170억달러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의 중국 전략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류병훈 미래전략담당 부사장은 다롄 공장과 관련해 "아직 인텔과 세컨드 딜이 안 끝나 내년 3월이 돼야 온전히 SK하이닉스의 자산이 된다"면서 "솔리다임이 지난해 역대급 다운턴을 맞아 영업손실이 지속됐으나, 올해 기업용 SSD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많이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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