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은 코로나19 대유행 발생 후 물가가 상승하기 시작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에는 두자릿수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는 것을 겪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2%로 끌어내리기 위해 금리를 각각 11회와 10회 인상했으며 그 결과로 물가는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그러나 목표인 2%를 눈앞에 두고 두 지역에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 CPI는 올해 들어 2.4%까지 떨어진 반면은 미국은 3.5%까지 반등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예상대로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2%로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추측이 나돌던 금리 추가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7월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시사했으나 대형은행들은 12월을 첫 인하 시기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ECB는 미국 보다 훨씬 빠른 6월에 첫 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태다.
■美, 강한 경제가 금리 인하 늦추게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두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전망 시기가 다른 것에 대해 ING 글로벌 거시경제연구 이사 카르스텐 브르체스키는 최근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로존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가 2.7%, 유로존은 0.8%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유럽에 비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소비 수요가 견고해졌을 뿐만 아니라 고용 시장도 탄탄하다.
반면 유럽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사태를 겪으면서 약해졌다.
유로존 경제는 2021년 마지막 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포함해 1%를 넘지 못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어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금리 인하가 급한 상황이다.
ING의 브르체스키는 미국과 유로존 모두 노동력 부족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과 특히 서비스업 인플레이션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미국은 가계들의 저축률이 떨어지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연구기업 TS롬바르드의 유럽 및 글로벌 거시경제 이사 다비베 오넬리아는 “미국의 소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노동 시장에 대한 전망이 더 낙관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브르체스키는 높은 물가 지속이 연준으로 하여금 금리 인하 시기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며 결국 유로존에 비해 더 강한 미국의 경제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달러 강세 속에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글로벌 경제 둔화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달러 강세에 미국의 수출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ECB가 금리를 내릴 경우 미국의 물가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연준도 따라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선거는 변수다.
세금을 인상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미국 공화당이 반기를 들면서 연방 재정 적자가 증가하고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값싼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지지하고 있다.
또 불법 이민자 문제가 커지면서 단속이 강화되면 근로자들의 임금이 오르게 되면서 높은 물가상승 압력은 이어질 수밖에 없게된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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