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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낮추고, 당일배송 확대...이커머스 플랫폼 경쟁력 갖추니 제조사 협상력 상승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4 10:14

수정 2024.05.04 10:14

수수료 낮추고, 당일배송 확대...이커머스 플랫폼 경쟁력 갖추니 제조사 협상력 상승
[파이낸셜뉴스] 이커머스 업계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의 침투에 맞서기 위해 서비스 경쟁력을 키우고 판매자 지원을 다각화하자 제조사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판매자들의 플랫폼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플랫폼별 다변화 전략을 취하면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서비스 된 네이버도착보장의 당일배송과 일요배송에 대해 제조사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네이버도착보장 당일배송이 규모면에서 업계 1위 쿠팡보다는 작지만, 이커머스 2위 업체인 네이버도 빠른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선택권이 생겼기 때문이다.

네이버도착보장은 2022년 네이버가 오픈한 D2C 솔루션이다.
판매자가 네이버도착보장을 이용하면, 고객에게 높은 정확도의 도착일을 보장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1·4분기 실적발표에서 "도착보장의 경우, 키즈, 푸드, 뷰티 등 빠른 배송의 수요가 높은 카테고리에서 유의미한 거래액 성장이 나타나며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 도착보장을 통해 네이버를 D2C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네이버 공식 브랜드스토어에서만 단독 판매되는 도착보장 전용 헤어, 바디 상품을 선보였다. 생활공작소는 도착보장 상품을 네이버에서만 최대 70%까지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한편, 빙그레는 도착상품에 키링, 가방, 드라이버커버 등의 굿즈를 적용해 판매 중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미 국경을 넘어 치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최근 크라운해태는 국내 제과 업체 중 처음으로 알리 익스프레스 케이베뉴에 입점했다. 2월까지만 해도 알리 입점 계획이 없었지만 알리의 영향력 확대로 입점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도 4월 초 알리에 입점해 불닭시리즈와 삼양라면 등을 판매중이다. 이외에도 농심, 동원F&B, 남양, 코카콜라 등 주요 식음료 제조사들이 알리에 입점하고 있으며, 입점사들은 LG생활건강, P&G, 존슨앤드존슨 등 생활·뷰티 카테고리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알리의 수수료 지원도 한몫했다. 알리는 6월까지 K베뉴 입점 업체에게 판매 수수료 0원을 공언했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은 업체와 차별화하여 입점 판매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서다. 알리는 1000억원 규모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는 '1000억 페스타'도 진행하면서 일부 제조사들은 쿠팡과 비교해 가격 낮추기 실험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롯데온 등도 나섰다. 11번가는 셀러의 물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픈마켓 판매자 대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팅셀러를 론칭했다.
판매자가 11번가의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11번가가 모든 물류 프로세스를 맡아 진행한다. 롯데온은 디지털기기 일부 카테고리의 판매수수료를 인하하는 한편, G마켓은 신규 입점 셀러에게 광고비를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 입장에서도 특정 플랫폼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며 "다양한 플랫폼에 입점하고 판매 전략을 다변화하면서 판매 주도권을 가져오고 협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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