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창화 KB금융지주 AI본부장 겸
국민은행 AI데이터혁신본부 부행장 인터뷰
국민은행 AI데이터혁신본부 부행장 인터뷰
'개별 과제' 단위로 생성형AI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타 금융사와 달리 지주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면 서비스 론칭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당장 은행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중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육창화 KB금융지주 AI본부장 겸 KB국민은행 AI데이터혁신본부 부행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연내 지주 계열사 통합의 생성형AI 플랫폼을 구축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대(對)고객 서비스로 확장할 예정"이라며 금융지주 생성형AI '통합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밝혔다.
핵심은 각 계열사에 일부 도입된 챗봇 서비스 등을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에 구현하는 것이다. KB금융지주의 원앱(one app)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현재 KB증권은 M-able 미니에서 고객이 갖고 있는 주식 종목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기사를 요약해주는 서비스를, 국민은행에서는 AI비서가 챗봇 등으로 은행 업무 처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또 KB손해보험은 내 손안의 언더라이팅(인수 심사)를 통해 질병이력 등을 파악해 보험심사 통과 여부 등을 알려주는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육 본부장은 "은행에는 예적금, 대출부터 퇴직연금 등 자산관리(WM) 상품이 다양하다. 은행원들 입장에서 보면 여수신과 외환, 또 공급망 금융과 같은 기업금융 등 업무 범위가 넓다"면서 "과거에는 각 상품·서비스(업무)에 대해 챗봇을 하나씩 만들었다면 지금은 생성형AI를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챗봇과 생성형AI의 가장 큰 다른 점은 챗봇은 상황 시나리오, 즉 템플릿에 따라서 제한된 답변을 한다면 생성형AI는 데이터 기반 머신 러닝을 통해 '정해지지 않은' 답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육 본부장은 "당분간은 기존의 챗봇에 더해 생성형AI가 동시에 답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고객의 자산, 소득 상황 등을 볼 때 사전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만들어서 찾아두고 고객이 1000만원짜리 예적금 상품을 찾는다면 생성형AI가 답변을 해주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육 본부장은 "이때 AI가 왜 해당 상품을 추천했는지, 왜 해당 상품이 최적의 것인지 설명하는 과정도 구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성형AI에 의한 상품 추천에서 종합 자산관리로 나아가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 고객의 자산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연령과 소득, 결혼여부, 미래 자금수요 등을 포함한 생애주기별 금융 공급·수요까지 고려해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육 본부장은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CSP)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다양한 생성형AI 소프트웨어와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라며 "고객들의 가명 데이터 결합을 활성화해야 초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KB가 생성형AI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는 건 고객들에게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육 본부장은 "은행의 내부 지침, 상품 데이터, 상담 노하우를 집대성해 직원들의 업무에 활용하면 업무 강도를 낮출 수 있다"며 "직원들은 업무 효율화로 절약한 시간을 고객에게 더 적합한 솔루션을 찾고, 더 나은 금융생활을 제공하는 데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고객과의 유선 상담 시 간단한 문의는 AI를 통해 처리하고, 특별한 상담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KB금융지주도 대고객 서비스에 앞서 지주 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에 생성형AI를 먼저 활용할 예정이다. 당장 업무 리포트를 쓰는 데 필요한 자료들을 검색·요약하고,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일을 생성형AI가 대신 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직원들의 업무 인수인계, 프라이빗뱅커(PB)들의 상품 조회 및 비교 과정에서도 챗봇과 생성형AI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육 본부장은 "내부적인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데 우선적으로 생성형AI를 활용하고, 그 이후에는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시켜 가장 적합한 금융솔루션을 찾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성형AI가 도움이 된다"라며 "연내 업계 최초 생성형AI 플랫폼 구축을 통해 지주 원앱과 시너지를 내고, 내년 하반기에는 대고객 서비스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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