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모터쇼 10일동안 89만명 입장, EV 등 가격 인하 출혈 경쟁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베이징모터쇼(베이징국제자동차전람회)는 마지막날까지도 인산인해의 성황 리에 막을 내렸다. 4월 25일 순이와 차오양의 중국국제전람센터 두 곳에서 개막해 폐막일인 5월 4일까지 10일 동안 모두 89만2000명이 다녀갔다고 조직위원회가 5일 밝혔다.
4일 폐막일에도 신형 자동차를 찾기 위해 가족 단위로 나온 실수요자들로 전시장은 평소보다 더 붐볐다. 1일부터 진행된 노동절 연휴까지 끼어서 지방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일주일 전인 4월 27일, 중국 정부가 노후차를 바꾸면 최대 1만 위안(약 190만원)까지 보조금을 주겠다는 발표도 새 자동차로 바꾸려는 실수요자들을 자극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전시장에 음료 및 간식이 준비된 호텔 라운지 수준의 휴계실을 꾸며놓고 폐막 직전까지 실수요자들과 상담을 진행하는 등 차량 한 대라도 더 팔려고 애를 썼다.
미국 포드자동차와 합작제품인 창안자동차의 한 판매 매니저는 4일 링컨 Z 모델을 27만4.800위안(약5193만원)에서 당장 13%가 넘는 3만6000위안(680만원)을 깎아주겠다고 제안했다. EV 등 다른 메이커들의 할인 수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매장에서 만난 베이징 차오양구 시민인 왕웨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한번 충전과 주유로 1000㎞ 이상을 갈 수 있어서 사고 싶은 생각이 크지만, 향후 차량 유지비와 취득세를 생각할 때 EV가 끌려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2전시실의 상하이자동차 MG 및 막스무스 시리즈 판매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EV 회사들이 대부분 향후 10년 동안 배터리 무료 교환 및 3년 동안 고장 무료 수리를 제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78개 신에너지 모델 선보이는 등 스마트화와 함께 신에너지차의 압도적 부상
산서성 위안항자동차의 가오페이 매니저는 "순수 전기자동차(EV)는 중소형 차량에 부가되는 2만1044위안(약 398만원)의 취득세가 면제되어 실 수요자들이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8번째 맞는 이번 베이징모터쇼의 두드러진 특징은 올해 전시회의 구호인 '새 시대와 새 자동차'란 주제처럼 스마트화의 가속화와 신에너지차의 압도적인 부상으로 요약된다. 전시된 신에너지 모델만도 278개였다고 조직위원회는 밝혔다.
모든 자동차메이커들은 인공지능(AI)을 어떻게 활용해서 차량을 제어하고, 성능을 높였는지를 별도 전시품을 진열하면서까지 무게를 둬 설명했다. 배터리 성능을 높이고, 주행 거리를 확대하고, 악천후에도 스마트 기능들을 활용해 어떻게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지를 부각시키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전시장에는 배터리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닝더스다이(CATL) 등 배터리 및 각종 부품 회사들도 제품을 진열하면서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단단한 공급망을 과시했다. 올들어 지난 2월까지 중국의 신에너지 승용차는 전세계에서 판매된 신에너지 자동차의 62%를 차지했다.
중국 내에서도 신에너지 자동차의 판매가 전체 판매의 50.39%를 기록하는 등 처음으로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을 앞지르는 등 신에너지 차량의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전세계 신에너지차 생산·판매에서는 지난해에 이미 60%를 넘어서면서 이미 9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 등 IT 기업과 차량 제조사의 전략적 짝짓기 두드러져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 등 EV 전체의 차량 제어 등을 개발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과 기존 자동차회사들의 뜨거운 짝짓기도 두드러졌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콧대 높았던 일본의 도요타와 니산이 중국 정보통신(IT) 기업인 텐센트, 바이두와 각각 전략적인 제휴를 발표한 것도 자동차시장의 바뀐 판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상황이었다.
올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주요 후원업체인 벤츠는 중국 EV의 챔피언인 비야(BYD)와 합작으로 텅스라는 새로운 브랜드의 신에너지차량을 만들어 UEFA 대회를 계기로 대대적으로 선전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117대의 차량 모델이 첫 공개됐고, 41대의 콘셉트 차량(향후 발전 모델)이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제니시스를 현대라는 이름을 떼고 별도로 전시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등 13개국에서 약 500개의 자동차 메이커와 부품 회사 및 기술 회사들이 참가해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려고 안감힘을 썼다. 전시회에서는 자율주행 솔루션, 음성 및 시각 AI를 통한 운전과 운행 등 스마트화된 운영 체제, 이와 관련된 칩과 부품 등에 대한 설명도 함께 이뤄지는 등 자율주행 및 스마트 운전의 첨단 기술 성과와 산업 체인의 최신 개발 및 변화까지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가성비와 가격 파괴로 최고 인기는 샤오미, 소비자들을 마음 휘어잡아
전시장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제조업체는 단연 샤오미였다. 대기선이 몇 줄로 길게 늘어서서 웬만한 인내심이 없으면 아예 들어갈 염두로 못낼 지경이었다. EV시장에 새로 참가한 스마트폰 대기업 샤오미는 3월말에 출시한 EV SU7 모델로 인기를 얻고 있다. 21만5900위안(약 4080만원)이란 예상보다 10만 가량이 싼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4월 25일, "우리의 EV 판매량이 7만 5000대를 넘었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샤오미의 SU7은 "팔면 팔 수록 적자"라는 말이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시장의 EV 가격인하 경쟁은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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