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 대표, 시진핑 면전에서 과잉 생산 및 저가 수출 시정하라 압박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6 15:37

수정 2024.05.06 15:37

시주석, 마크롱에 녹색혁신 협력 제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가브리엘 아탈(앞줄 오른쪽) 총리 등 프랑스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가브리엘 아탈(앞줄 오른쪽) 총리 등 프랑스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유럽연합(EU) 대표가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의 면전에서 과잉 생산 및 저가 수출 문제를 빠른 시일 안에 시정하라고 압박했다.

EU 행정부의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3자 회담에서 "경쟁이 공정하고 왜곡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라며 시 주석에게 이 같이 요구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의 과잉생산 등과 관련한 대중 압박에 이은 것으로 중국의 과잉 생산 및 초저가 수출에 대한 압박과 국제사회의 공동 보조가 더 강해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는 특히, 이 문제를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해 성과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등, EU의 중국 제품에 대한 고관세 적용 등 각종 무역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EU 집행위원장, 중국 단기간 내에 생산 과잉 해결해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은 내수 부진으로 인해 판매량보다 더 많이 생산하고 있으며 엄청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기자동차, 철강 등 보조금을 받는 중국 상품의 과잉 공급으로 인한 불공정 무역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EU 내 산업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는 이 같은 시장 왜곡 관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중국 정부에 단기간에 이 같은 생산 과잉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그는 생산 과잉으로 중국 상품이 EU에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들어와 역내 기업들이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시장 접근에 있어 현재의 불균형은 지속될 수 없고 해결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EU 집행위는 최근 몇 달 사이 중국을 겨냥해 다수의 불공정 경쟁, 무역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U 집행위는 시 주석의 유럽 순방을 앞두고 지난달 24일에도 중국 의료기기 분야를 상대로 EU 국제 조달규정에 따른 직권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EU는 지난달 3일부터 중국 태양광 관련 기업에 대해,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각각 불공정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또, 스페인, 그리스, 루마니아, 불가리아의 풍력발전단지 개발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관련 상황을 조사 중이다.

시 주석, 프랑스에 녹색 저탄소 산업 협력 제안

한편, 시진핑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과 가진 양자 정상회담에서 녹색 저탄소 산업분야의 협력 등을 제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선 프랑스, 국제사회와 함께 위기에서 벗어날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

시 주석은 두 나라 경제인이 모인 경제 포럼장에서 폐막연설을 하고, 엘리제궁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중국과 프랑스 두 정상 부부는 순방 이틀째인 7일 프랑스 남부 오트 피레네로 옮겨 점심을 함께한다. 이곳은 마크롱 대통령의 외할머니가 2013년까지 살던 곳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종종 방문하는 '마음의 고향'이다. 프랑스 측이 준비한 '파리 밖 일정'은 작년 마크롱 대통령 초청에 대한 보답 차원이자 개인적 친밀감을 높이려는 사교 행사로 보인다. 시 주석은 프랑스에 이어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방문한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자 기사에서 "미국은 시 주석의 이번 유럽 방문을 서방 동맹(미국과 유럽)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시 주석의 노력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시 주석이 찾는 세 나라는 미국의 전후 세계질서 구축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나라들이자 중국을 필수적인 균형추로 간주하며,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 시 주석이 "유럽에 대한 중국의 점증하는 영향력을 보여주고 실용적인 화해를 추구하려 한다"라고 진단했다.

NYT, "시 주석의 방문은 미국과 유럽사이 갈라놓으려는 것"

시 주석은 5일(현지시간) 르피가로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중국과 프랑스가 관계를 맺으면서 동서양의 소통을 여는 가교가 세워졌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세계에 더 많이 개방하고 프랑스 및 다른 나라들과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중국의 제조업 분야를 완전히 개방했으며, 통신과 의료, 기타 서비스에 대한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프랑스는 올 해 수교 60주년을 맞았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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