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이 개정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교차로에서 뒷차가 경적을 울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멈추거나, 법대로 멈췄는데도 뒷차가 이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다.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설치해 혼란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본격 단속에 들어간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우회전 교통사고 건수는 1만6675건에서 1만6641건으로 0.2% 감소했고, 부상자 수도 2만1643명에서 2만1616명으로 0.1% 각각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개정된 우회전 주행방법이 일반에 숙지가 덜 된 것도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
변경된 '우회전 일시정지'를 간단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정지라는 개념은 서행이 아니라 잠시라도 바퀴가 멈춘 상태를 말한다. 우회전 하려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보일 경우엔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 신호와 관계없이 신호등이 있거나 없는 건널목이라도 보행자가 횡단을 하고 있다면 잠시 정차하고 다 건너고 난 후에 출발해야 한다. 보행자가 건너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행동을 보일 때에도 반드시 멈춰야 한다.
전방 신호등이 적색일 때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전방 신호등이 초록불일 때에도 일시정지 의무가 있을까. 전방 신호등이 파란불이라면 일시정지 의무는 없다. 따라서 사람만 없다면 서행해서 차량주행을 할 수가 있다. 우회전 후 만나는 우측 횡단보도는 어떨까. 이 경우는 정차할 필요는 없다. 보행자 신호는 정차 유무의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에도 보행자가 횡단중이거나 횡단하려고 한다면 정차해야 한다.
즉 보행신호가 무엇이 되었든 정면 신호가 적색이 아니라면 꼭 멈출 필요는 없지만 보행자가 횡단하고 있거나 횡단하려고 하면 정지한 후에 진행해야 한다. 그 외에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반드시 정차해야 한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모두 일시정지 의무가 있다.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시 승용차는 6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0점이, 승합차는 7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신고나 영상에 의해 적발되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특히, 우회전 일시정지를 위반해서 보행자와 사고를 일으키면 12대 중과실 처벌 기준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돼 5년 이하의 금고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될 수 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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