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태화그룹과 NH PE-오퍼스 PE가 국내 유일 카프로락탐(나일론 원료) 생산업체 카프로 정상화에 나섰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프로는 신용보증기금 등 채권단의 차입금 약 42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태화-NH오퍼스3호PEF로부터 700억원의 신규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받았다.
카프로는 울산 석유화학공단내에 11만7000평 규모의 공장에서 카프로락탐 연 27만t 및 유안비료 연 74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2023년 12월말에 실시된 투자유치를 위한 공개경쟁입찰에서 태화-NH오퍼스PEF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24년 2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3월 15일 투자조건에 대해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농협은행, 하나은행, 수출입은행,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채권금융기관협의회로부터 승인을 얻은 바 있다.
태화그룹과 NH오퍼스PEF는 카프로락탐 일변도인 기존의 사업구조 대신 카프로락탐 생산과정에서 산출되는 수소, 황산 및 아논을 고도화하여 판매하는 전략으로 수정하면 더 높은 부가가치창출과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커니 및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수개월에 거쳐 신규 사업전략에 대한 검증작업을 완료했다.
향후 태화그룹과 NH오퍼스PEF는 카프로에 친환경수소의 생산과 판매를 목적으로 탄소포집을 위한 설비투자 및 수소출하센터를 설치하고, 반도체용 케미칼로 사용가능한 고품질 황산의 생산규모를 확대한다.
친환경 플라스틱의 소재인 아논의 생산을 위한 추가적인 설비투자를 단행해 카프로락탐 제조회사였던 카프로를 친환경수소, 반도체용케미칼, 친환경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화학기업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태화그룹은 카프로의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SK그룹에서 에너지연구소장, 생산기술실장 등을 역임한 유익상 전 울산대학교 교수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S-Oil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하성기 전 경상일보 대표이사, SK하이닉스 사장을 역임한 박상훈 전 일진그룹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경영진의 전문성을 강화한다. 태화그룹 최원호 회장의 둘째 딸인 그린테크시스템의 최연지 대표가 직접 사내이사로 참여해 카프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카프로는 중국산 저가 카프로락탐 물량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2023년 9월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 하에서 채무조정 및 투자자 유치활동을 진행해 왔다.
카프로는 2022년과 2023년 가동중단에 따른 거액의 영업손실과 이자비용 부담으로 인해 누적 240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2023년말 완전자본잠식과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을 사유로 감사의견이 거절됐다.
이에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이번 대규모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와 함께 신규사업계획에 대해 한국거래소에 충실히 소명하여 상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NH오퍼스3호PEF는 NH투자증권과 오퍼스PE가 공동운용하는 1340억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다.
반도체장비 Refurbish회사인 세미테크, 치과용기기 제조회사인 DOF연구소에 대한 투자 이후 대형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투자를 성사시켰다.
NH투자증권과 오퍼스PE는 2022년 회생절차가 진행중이던 조선기자재 회사인 신한중공업을 1902억원에 태화그룹과 공동으로 인수해 턴어라운드시킨 바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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