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환율 방어’ 나선 외환당국에 ‘외환보유액, 원·달러환율’ ↓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7 16:30

수정 2024.05.07 16:30

4월 외환보유액, 전월보다 60억달러 줄어 환율 염려한 한은, 시장안정화 조치 나서 고용시장 열기 꺾이며 달러도 추가 약세 원·달러 환율, 지난달 8일 이후 최저치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오른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60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4년 4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59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과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1.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오른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60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4년 4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59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과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지난달 외환보유액이 60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협약에 따라 달러를 공급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결과다. 금융당국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개입 의사를 계속 밝히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다시 커지면서 환율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한달만에 1350원대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외환 당국, 달러 공급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달러(561조6000억원)로 전월(4192억5000만달러)보다 5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준수를 위해 외화예수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분기말 효과가 소멸되면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감소하고 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만큼 달러로 환산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결과다.

외환 당국이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대응 조치에 나선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한은은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를 통한 달러 공급에 나서는 방식으로 환율 변동성 완화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가 약 1.0%(미국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 절상(가치 상승)된 결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자 달러를 푼 것이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말 101.23에서 3월말 104.55까지 3.28% 상승한 뒤 지난달 말에는 105.58까지 올랐다.

이에 외환보유액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1·2월 줄었다가 3월에 석 달 만에 반등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환보유액은 환율 흐름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평균 환율이 전월보다 각각 1.6%, 0.4% 오른 1,2월과 2.8% 상승한 4월엔 외환보유액이 감소했으나 변동이 거의 없었던 3월에는 외환보유액이 전월보다 35억10000만달러 늘었다.

이날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발표하면서 “대외충격 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현재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5%(2020년)를 상회한다"며 "세계 9위 수준으로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고 밝혔다.

■식어가는 美 고용시장에 강달러 '주춤'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의지가 적극적으로 표명되면서 내림폭을 키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이달 1일 1382원에 마감하며 7거래일만에 1380원대에 마감했으나 하루 뒤 1375.9원까지 내렸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적기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조치다.

미국 고용시장의 열기가 꺾이며 연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환율 하락세에 영향을 끼쳤다. 미국의 4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5000건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24만3000건)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 3월(30만3000건)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발언이 쏟아진 것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6일(현지시간) "지금으로선 통화정책이 아주 좋다"면서도 "결국은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금리인상 전망에 선을 그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현재 금리가 수요를 억제해서 물가 상승률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밝혔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50원대까지 떨어졌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3원 내린 1356.5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50원대로 내려온 건 장중 시가 기준으로 지난달 8일(1352.2원) 이후 약 한 달만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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