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일본 학생들 사이에서 식사를 극단적으로 제한해 발생하는 '섭식 장애'가 크게 늘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7일 일본 CBC테레비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현에 사는 와타나베 유안(18)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거식증에 시달려 왔다. 당시 와타나베양의 키는 155㎝였지만 체중은 26㎏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였다.
와타나베양은 "마른 사람 사진을 보면서 얼마나 숫자를 줄일지 게임처럼 생각했다"며 "(체중이) 줄어들었을 때의 쾌감에 점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른 체형을 갖기 위해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인 탓에 건강상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중학생 때까지 거식증으로 인한 입·퇴원을 반복했으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감정적으로도 문제가 생겼다.
와타나베양은 다행히 어머니의 권유로 고교 1년 때 '비건식'을 시작하면서 거식증을 극복해갔고, 현재는 거의 치료된 상태다.
이런 섭식장애 문제는 비단 10대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아이치현에 사는 A(33)씨는 10대 때부터 마른 체형에 강박을 갖고 15년째 음식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 방식으로 체중을 감량했다. A씨는 현재 키 158㎝에 몸무게는 38㎏로, 한때 27㎏까지 떨어졌던 체중을 조금 회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상체중에 한참 모자란다.
A씨는 "과거에는 30㎏일 때도 아직 살을 더 빼고 싶다고 계속 생각했다"며 "뼈가 보이는 정도가 이상적이고. 내 뼈가 보이면 보일수록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열량이 두려웠기 때문에 된장국은 건더기가 작은 무나 미역만, 맛밥도 건더기 당근, 곤약만 집어먹었다. (하루) 30㎉ 이내로 먹었다"고 했다.
결국 그는 27세 때 체중이 27㎏까지 떨어져 입원까지 해야 했다. A씨는 "몸에 하나둘 이상이 생기면서 걸을 수 없어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라며 "옷을 벗거나 입을 수도 없었다. 맥박이 적어지고, 체온이 34도까지 내려가 생명에 위험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문 병원도 적고 약도 없어 치유가 어렵다"면서 "거식증으로 친구들과의 사이도 멀어졌다. 일상생활이 전부 망가져 간다. 아무 생각 없이 정상적으로 밥을 먹어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편, 일본 섭식장애학회에 따르면 2019~2020년 10대 섭식 장애 환자가 1.5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일본의 섭식 장애 환자는 약 24만명으로, 사망률은 약 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10대들이 또래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고립되면서 섭식 장애가 늘었다"라며 "초기 발견이 중요해 가정이나 교육 현장 등에서 아이들의 체중 변화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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