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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커머스 공습에 적자 전환한 쿠팡, 한국산 제품 대폭 늘리고 멤버십 강화로 차별화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8 08:09

수정 2024.05.08 08:09


中 커머스 공습에 적자 전환한 쿠팡, 한국산 제품 대폭 늘리고 멤버십 강화로 차별화
[파이낸셜뉴스] 쿠팡이 처음으로 분기 매출 9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 영향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국산 제품 확대와 멤버십 혜택 강화로 맞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8일(한국시간)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진입장벽이 낮으며, 소비자들이 클릭 하나만으로 다른 쇼핑옵션을 선택하길 주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올해 상품과 고객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과 비교해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을 기록해 전년 동기 1362억원(1억677만달러) 대비 61% 감소했다. 쿠팡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 3·4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며 당기순손실 318억원(2400만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이 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7분기 만이다. 쿠팡은 2022년 3·4분기부터 지난해 4·4분기까지 6분기 연속 순이익 흑자를 내왔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김 의장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커머스의 한국 시장 진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커머스 진출로 유통시장에서 소비자 '락인'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고객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쿠팡이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5600억달러(약 761조원) 규모의 거대하고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의장은 "고객은 구매할 때마다 새롭게 선택을 하고, 더 좋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소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의장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 확대와 한국에서 만든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확대를 선언했다. 또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국민 5000만명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물류투자는 한국 제조업체와 중소기업의 로켓배송 상품의 서비스 향상을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장은 한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2023년 17조원(130억달러) 규모의 한국산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금액을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아울러 대만 시장에 한국 공급업체의 수출을 돕는 등 제조업과 중소기업 파트너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와우 멤버십 혜택 확대를 위해서는 올해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한다.
김 의장은 "지난 3월 MLB시즌 개막전은 물론, 매년 여름 한국에 생중계되는 세계적 수준의 유럽 축구 경기 등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무료 시청하는 혜택이 포함된다"며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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