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심의, 연내 시행 예정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군사 훈련이 의무화된다. 초등학생 등을 포함한 일반 국민들에 대한 국방 의식과 관련 지식 습득도 법적으로 강제된다.
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및 중국 중앙TV(CCTV)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전인대 상무 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방 교육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인대는 이 법안의 조문을 지난 4월 26일에 공표해 국민으로부터의 의견 모집을 시작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연내 통과가 확실하다.
이 같은 내용의 법제화는 국민들에게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식을 강조하고, 유사시 군사적 동원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갈등과 미중 대립이 격화되고 있고, 중국 당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 무게가 실렸다.
초등학생에게는 일정한 국방의식을 심어주고, 중학생에게는 기본적인 국방 지식이나 기능을 각각 습득시킬 것을 개정안은 규정했다. 대학이나 고교 학생에게는 기초 군사훈련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대학에서는 국방교육 과정을 설치해 학생들이 이를 수강하면서 국방개념에 대해 의식을 확실하게 갖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방교육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정부는 국방교육 경비를 예산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해당 기관이나 대학 등이 개정 국방교육법을 위반하면 그 책임과 형사책임까지 묻도록 했다. 관련 교육을 중앙정부와 인민해방군에서 직접 맡아서 지도하도록 했다.
6장 39조로 구성된 개정안은 "국방 교육에 대해 애국심을 핵심으로 국방의무를 다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했다. 또,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방에 관한 이론, 지식, 기능을 교육한다고 규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충칭 시의 육군 군의대학을 시찰하면서 새 시대의 군사교육을 전면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군사 교육 수준을 높여 세계 일류 군의 대학 건설에 힘쓰겠다고도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전인대 회의 기간, 인공지능(AI)이나 로봇, 우주 분야 같은 하이테크 분야의 새로운 영역에 대한 군대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직접 지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중국 대학에서는 본격적인 군사훈련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을 마주보고 있는 푸젠성 푸저우 대학은 2023년 7월 군사기능대회를 열어 500명 정도의 대학생이 실탄을 사용한 사격이나 수류탄의 투척, 구급 의료의 기술을 경쟁했다는 것이다.
CCTV는 앞서 광시좡족자치구 대학들이 캠퍼스 안에 탱크와 장갑차를 들여와 훈련하는 모습을 소개했다. 대학 신입생은 흙탕물 속에서 팔굽혀펴기와 포복전진, 로켓 발사 등을 체험하게 하는 학교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군대가 우수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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