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경찰이 수사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유출 행위자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높이고 내부 시스템 보안을 강화한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국가경찰위원회는 전날 제537회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수사정보 유출 방지 종합대책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계획은 배우 이선균씨 사망의 배경으로 지목된 경찰 수사정보 유출 문제가 거듭 불거지자 재발 방지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다. 이달 중 바로 시행된다. 기존에는 수사정보 유출이 드러나도 견책 등 가벼운 징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음주운전에 준하는 중징계를 원칙으로 한다.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직위해제와 함께 수사 의뢰도 선제적으로 하기로 했다. 특히 수사 부서에서 근무하다 정보유출 사실이 적발된 경찰관은 수사 부서에서 퇴출한다.
아울러 수사 부서에서 생산되는 문서마다 워터마크를 표시하고 보고·지휘 시 SNS 활용을 최소화하는 등 보안을 강화한다. 장기적으로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에 내부정보유출방지(DLP·Data Loss Prevention) 보안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DLP는 파일 및 데이터의 보관·전송 등 이동 경로를 모니터링해 정보 유출 여부를 자동 감시하는 기능을 갖췄다. 경찰청 관계자는 "DLP 시스템 도입에는 45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최대한 빨리 추진하라는 경찰위 의견이 있었다"며 "기획재정부와 예산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8개 시도경찰청을 포함해 전국 경찰서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반기별로 보안교육도 할 계획이다.
최근 들어 경찰의 내부정보 유출이 잇달아 적발돼 논란이 됐다. 지난 3월 이선균씨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체포됐으며 수사 대상인 보이스피싱 조직에 지명수배 정보를 9차례 유출한 인천청 소속 경찰관 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달에는 보이스피싱 범죄 관련 수사정보를 피의자에게 유출한 혐의로 서울 강북경찰서 형사과 소속 경위가 체포되기도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