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을 따면 생레몬이 떠오르는 '생레몬 하이볼'부터 장인과 함께 만든 막걸리에 태국·호주 등 제3세계 위스키까지 구색도 화려하다. 빠르게 변하는 주류 시장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반영한 각 편의점의 차별화 주류는 특정 편의점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경쟁력이다.
생레몬 슬라이스가 '둥실'...없어서 못 파는 이것
9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가 지난달 23일 출시한 '생레몬 하이볼'은 출시 2주 만에 43만캔 이상 팔렸다. 통조림처럼 뚜껑 전체가 개봉되는 생레몬 하이볼은 캔을 따는 순간 탄산기포와 함께 생레몬 슬라이스가 떠오르는 하이볼 상품이다. 이색 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5월 들어서만 6일 만에 20만캔 넘게 판매됐다. CU 관계자는 "넘치는 수요에 발주일시정지가 있었음에도 판매 속도가 더욱 빨라져 4월 판매량을 금세 넘어섰다"고 말했다.
GS25는 막걸리 시장을 공략한다. 차별화 주류 상품 확장을 위해 '힙걸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청년 사업가가 직접 개발한 막걸리와 전통주 등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상주주조의 '상주산 바질 막걸리', 팔팔양조장의 '김포 금쌀을 넣은 막걸리', 같이양조장의 대표 막걸리 라인 '연희 막걸리',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장이 운영하는 서울양조장의 '서울실버 리미티드 에디션' 등 지역양조장이나 장인이 만든 양조장과 특색 있는 막걸리를 선보이고 있다.
'막케팅(막걸리+티켓팅)'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이색 막걸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덕에 힙걸리 프로젝트 상품을 처음 출시한 올해 1월부터 신상품 출시가 이어진 4월까지 GS25의 막걸리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늘었다. GS25 관계자는 "1탄으로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상주산 바질 막걸리 '너디호프드라이'는 사전 예약분이 첫날 완판되며 '힙걸리 프로젝트' 라인업 확대의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편의점 차별화 주류의 시초였던 와인도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2021년부터 '앙리마티스 와인' 시리즈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화가 앙리마티스의 작품을 패키지에 담은 와인 시리즈로, 출시 직후부터 '가성비 와인'으로 입소문을 타며 현재까지 50만병 넘게 팔렸다.
제3세계 위스키도 떠오르는 편의점의 차별화 주류 상품군 중 하나다. 이마트24는 지난 8일 태국 위스키 '텐도(TENDO)'를 내놨다. 제3세계 위스키는 세계 위스키 5대 산지(스코틀랜드·아일랜드·미국·캐나다·일본)가 아닌 새로운 국가의 위스키다. 이마트24는 텐도에 앞서 대만 위스키 '카발란'도 선보였다. 편의점 CU도 인도, 호주 등의 위스키를 차별화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들과는 다름'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선 이색적인 주류 상품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편의점이 주류 '파워 채널'로 성장하면서 많은 제조사와 다양한 주류 제조 프로젝트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도 활발한 차별화 주류 상품 개발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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