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부산대에 따르면 차 총장은 이날 임시 처·국장 회의를 열어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에 대한 재심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차 총장은 "어제 교무위원들의 결정이 의대생 집단 유급과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국가공동체의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요청한 것으로써 이 결정의 취지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 결정에 따라 정부가 배정한 의과대학 입학정원과 학칙상 입학정원의 불일치 문제가 발생한 상태이며, 이 불일치는 국가 행정 체계상의 법적 문제이므로 해소되어야 한다"며 "대학을 운영하는 총장으로서 교무회의에 재심의를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대학 측은 이른 시간 내 교무회의 일정을 잡아 재심의를 할 계획이다.
지난 7일 단과대학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산대 교무회의는 '대학이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 전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 표명과 함께 의대 정원 증원을 내용으로 한 '학칙 일부 개정 규정안'을 부결시켰다.
부산대는 기존 125명이던 의대 입학생 정원을 대입전형 시행 계획상 200명으로 늘리고, 내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50%가량을 줄인 163명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한편, 교육부는 "부산대의 학칙 개정이 최종 무산됐다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학생 모집 정지 등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고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의대 정원은 대학의 장이 학칙으로 정할 때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총 2000명 늘리기로 한 뒤 각 의대에 증원분을 배정한 것에 따라 의대들이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무회의에서 의대 증원 관련 학칙이 부결된 것은 부산대가 처음이다. 교무회의 전 의과대학생과 교수들은 대학본부에서 학칙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교육부가 부산대의 학칙 부결에 대해 행정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부산대는 학칙 개정을 재차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의대도 학칙 개정의 부결에 따른 학내 갈등 및 정부와의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