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이달 1.2조원 투입 예정인데
美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기술 상용화 연기 발표
美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기술 상용화 연기 발표
9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자율주행 기업 모셔널의 칼 이아그넴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율주행 제품 상용화 계획을 연기하고, 직원 일부를 내보냈다"고 발표했다. 모셔널은 구체적인 연기계획과 해고한 직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2020년 미국 앱티브와 함께 지분율 50%대 50%로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이다. 모셔널은 지난해 말 미국에서 우버, 리프트와 함께 아이오닉5 기반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개시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의 유상증자 불참 선언에도, 미중 기업이 선도하는 자율주행 기술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유상증자 및 앱티브 지분 인수에 나섰다. 5월 중 실행될 것으로 알려진 모셔널의 전체 유상 증자 규모는 6630억 원으로 현대차(3450억 원), 기아(1860억 원), 현대모비스(1320억 원) 등 3사가 분담한다. 여기에 앱티브의 모셔널 지분 11%(6250억 원)도 사들인다. 약 1조288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이에 따른 현대차그룹의 모셔널 지분은 66.8%로 올라간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아그넴마 CEO는 모셔널 블로그에서 "기술 발전 속도에 만족하지만, 상용화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사업은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 몇몇 핵심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부터 고도화된 자율주행기능인 'FSD'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테슬라는 올해 8월 이 기술에 기반한 무인 로보택시를 공개할 예정이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중국에서 '2인자' 리창 총리와 만나 테슬라의 데이터 안전 검사 적합 판정을 받아내 FSD의 중국 출시 길을 열었다. 창안자동차, 지리자동차, 상하이차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도 화웨이, 바이두 등 자국 정보기술(IT) 업체들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고도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는 잇단 사고로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 GM도 크루즈에 대한 투자를 올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삭감했다. 포드는 레벨4 자율주행 구현을 포기했고, 2022년에는 폭스바겐과 만든 자율주행 합작사 아르고AI를 폐업시켰다. 애플도 자율주행 전기차 연구를 맡았던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을 해산하며 자율주행차 개발을 포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