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60% 증가 12조3000억
ISA 활용한 투자 세제 확대에
증권사 통한 계좌 가입자 늘어
ISA 활용한 투자 세제 확대에
증권사 통한 계좌 가입자 늘어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증권사의 ISA 가입금액은 12조299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7조6743억원)과 비교해 60.27% 증가했다. 은행(13조7706억원)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증권사 ISA 가입금액은 올해 1월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ISA는 예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등에 투자하면 200만원(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 한도)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어 '만능 통장'으로 불린다.
그간 ISA가 예금 중심의 저수익 금융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은 은행 위주로 형성됐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은행의 ISA 가입금액(12조3849억원)이 증권사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증권사를 통한 ISA 가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올해 정부가 ISA 계좌 납입한도 및 비과세 한도 확대 등의 혜택을 검토한 이후다. 증권사가 취급하는 중개형 ISA 수요가 늘면서 은행 대신, 증권사를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에서는 신탁형과 일임형만 가입할 수 있다. 간접 투자만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 비과세를 받으려면 중개형 ISA가 유리하다.
실제 증권사 ISA 금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동안 은행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증권사는 지난해 말 9조7964억원에서 석 달 만에 2조5000억원(25.55%) 가까이 늘어난 반면, 은행은 13조6840억원에서 900억원가량(0.6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상반기 안에 증권사가 은행을 추월하면서 시장은 증권사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투자 혜택으로 ISA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도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직 ISA 사업 자체가 큰 수익원은 아니지만 계좌 개설을 통해 신규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선점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은 중개형 ISA 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가 복수 계좌 허용을 추진키로 하면서 증권사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ISA 자체가 당장 큰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ISA를 통해 다양한 고객들과의 접점과 장기적인 접촉을 늘릴 수 있어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ISA 계좌를 통해 고객의 자산이 들어오고, 최소 3년 동안 묶이기 때문에 자산 증대와 고객 접점을 늘린다는 목표로 여러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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