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입장
"갑자기 2000명 증원 발표 아냐
저출생 문제 해결 중요 역할할 것
의료계 의견 통일 없어 대화 걸림돌"
의료계 "원점 재검토가 통일안"
"갑자기 2000명 증원 발표 아냐
저출생 문제 해결 중요 역할할 것
의료계 의견 통일 없어 대화 걸림돌"
의료계 "원점 재검토가 통일안"
■尹 "의대 증원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9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는 로드맵에 따라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을 없던 일로 하라'는 의료계에 대한 명백한 반대 의사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료 수요와 고령화, 지역의료 붕괴 등을 고려하면 의료개혁을 더 미룰 수 없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입장이다.
그동안 정부는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는 의료계에 대해 일부 양보하는 모습을 취하며 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제안을 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사직 투쟁에 나서는 의대 교수들에 대해 사법적 조치를 유예하고, 사실상 의대 증원 폭을 1500명 수준으로 하향하는 등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000명 증원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정부 출범 직후부터 의료계와 이 문제를 다뤘다"며 "자유민주주의적 설득의 방식에 따라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야당에서도 국민들이 바라는 의료개혁에 대해 많은 공감과 지지 의사를 표시해줬기 때문에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가 단일대오를 이뤄 정부에 통일된 제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지적했다. 그는 "의료계 단체들이 통일된 어떤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게 대화의 걸림돌이고, 의료계와의 협의도 어려웠다"며 "1년 넘게 진행해오는 동안 통일된 의견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특별히 강조한 우리 사회의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의료개혁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부모 입장에선 아이가 아프면 발만 동동 구르고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없는 게 현재 상황"이라며 "아이를 위한 필수의료·지역의료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며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의료계, "'원점 재검토'가 통일안"
의료계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의료계의 통일안은 '의대 증원 및 의료개혁 정책 추진의 원점 재검토'라고 주장했다.
이날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의료계에 통일된 안이 없는 게 아니다"라며 "의료계는 의대 증원 절차를 멈추고 의정협의체를 통해 의대정원을 내년에 정하자고 계속 밝혀왔다"고 말했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의료계의 통일된 요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원점 재검토'"라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 역시 냉담한 반응이다. 정근영 분당차병원 전 전공의 대표는 "통일된 안이 없다는데 전공의들은 7대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등 충분히 안을 냈고, 대한의사협회도 마찬가지"라며 "더 이상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대통령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10일 발표할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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