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尹 대통령 남은 3년 성패는 경제에 달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9 18:41

수정 2024.05.09 18:41

9일 취임 2주년 맞아 기자회견 열어
연금·노동·교육 등 개혁 과제 산적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20분 동안 담화를 통해 2년간의 소회와 정책 성과를 설명했다. 문답 형식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회견 내용은 특별히 새롭거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민생이 풀리지 않아 송구하다고 말하면서 여당의 총선 참패에 대해서는 정부가 많이 부족했다는 국민의 평가라고 머리를 숙였다.
정책으로는 저출산·고령화 정책을 총괄하는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정식 부처로 신설하겠다는 언급이 눈에 띄었다.

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김건희 여사와 순직한 해병대원 채 상병 문제에 대한 특검은 이날 회견에서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처신이 현명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사과'라는 단어도 처음 썼다. 그러나 특검은 검찰 등의 수사가 부실할 때 하는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야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채 상병 특검에 대해서도 "수사 결과를 보고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특검 문제에 관한 한 윤 대통령의 태도가 틀렸다고는 보지 않는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말했듯이 이미 전 정부 검찰에서 충분한 수사를 거쳤고, 명품백 수수 의혹은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특검은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

문제는 특검이 야당의 정치공세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명품백 수수 의혹은 최재영 목사라는 사람의 계획적 음모의 불법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 이 부분은 수사에 나선 검찰이 법리적으로 살필 것이다. 야당은 함정취재의 비겁함에 대해서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결과만 놓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권력자일수록 도덕적 흠결이 없어야 하고 법을 어긴 사실이 있다면 일반 국민과 동등하게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특검에 대한 야당의 집요한 태도는 윤 대통령의 약점을 파고들어 흔들어대겠다는 게 주목적이라고 본다. 무슨 거대 비리라도 찾아낸 것마냥 호들갑을 떨 문제는 아닌 것이다.

어느 정권이나 부도덕한 행위나 비리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국민의 지지를 업은 야당의 정치공세는 민생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경제인 것이다. 윤석열 정부 2년의 경제 성적표는 잘 봐줘서 B학점이다. 외생변수 탓이기도 하지만 성장은 정체됐고 물가는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고 있다.

올 들어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다른 지표들은 좋아진 게 없다.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앞으로 3년 동안 우리 경제의 미래를 밝혀놓아야 한다. 할 일이 태산이다. 연금개혁은 성과도 없고 노동·교육·의료개혁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장애물들이 가로막고 있다.

총선 패배로 걱정스러운 것은 윤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다. 이를 보기 좋게 돌파해야 한다. 여소야대라는 악조건 속에서 남다른 추진력과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나머지 3년은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게 흘러가 버릴 것이다. 야당을 무조건 적대시하지 말고 자세를 낮춰서 협력을 구해야 한다.
먼저 고집과 독선, 불통을 버리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