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10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벌써 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건)에 비해 급증하는 모습이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매매가 100억원 이상 아파트가 첫 등장한 때는 지난 2021년이다. 이후 '그들만의 리그'인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 자리를 굳혀가는 모습이다.
10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지난 5월 9일까지 100억원 이상 거래는 총 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건에 불과했다.
올들어 거래된 4건 사례를 보면 월별로는 3~4월에 집중됐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실거래지수는 1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요가 회복되자 초고가 거래도 늘어난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 3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245㎡가 115억원에 거래됐다. 직거래로 이뤄진 거래다. 이후 4월에 용산구 한남동에서 ‘나인원한남’ 2건, ‘한남더힐’ 1건의 초고가 거래가 나왔다. 올들어 현재까지 거래된 최고가는 120억원이다.
국토부 통계를 보면 지난 2023년 100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는 총 5건이었다. 3월에 1건, 8월에 3건, 10월에 1건 등이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과 ‘파르크한남’,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등이 그 주인공이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100억원 이상 초고가 거래는 지난 2021년 3월에 처음으로 나왔다. 당시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 전용 273.96㎡가 115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해 7월에도 전용 273.96㎡형이 100억원에 팔렸다. 강북에서도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 한남'이 100억원 넘게 거래됐다.
2022년에는 100억 클럽 아파트에 새로운 단지가 등장한다.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과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다. 2023년에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100억 클럽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올해 100억 이상 초고가 거래를 보면 압구정이 새롭게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며 “재건축 이슈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압구정은 ‘아파트 재건축 재테크 투자 끝판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일부 자산가들의 전유물인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고금리, 시장침체 등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초고가 주택 거래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이런 초고가 주택의 수요층은 현금 자산이 많아 금리 인상기에 오히려 자산이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