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ECB 금리 인하 가능성 농후
스웨덴·스위스 등은 이미 금리 내려
영란은행 내부서 피벗 요구 목소리↑
“미국 피벗 시기 늦춰지며 강달러 지속”
스웨덴·스위스 등은 이미 금리 내려
영란은행 내부서 피벗 요구 목소리↑
“미국 피벗 시기 늦춰지며 강달러 지속”
[파이낸셜뉴스]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럽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들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나선 가운데 영국도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유럽과 달리 미국은 끈적한 물가에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면서 향후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에 따른 상방 압력에 놓일 전망이다.
■유럽은행 금리인하 준비...“인플레 압력 줄어”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6월 6일(현지시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CB의 4월 통화정책결정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ECB 정책위원들은 "3월 전망에 포함된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확인된다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귄도스 ECB 부총재도 “6월 회의에서 무엇을 결정할 것인지는 매우 명확하고 투명하다”고 발혔다.
영란은행(BOE)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지난 9일(현지시간) 열린 BOE 통화정책위원회서 기준금리를 6차례 연속 연 5.25%로 동결하면서 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에 대한 고무적인 소식이 있었다"며 "물가상승률이 향후 두 달 내로 우리의 목표치인 2% 부근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물가 하락세를 낙관했다.
금리 인하 의견을 낸 위원도 2명으로 직전 회의보다 1명 늘었다. 금리 인하에 투표한 위원들은 "통화정책 결정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차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2022년 10월 11.1%에서 올해 3월 3.2%까지 내려왔다. 물가목표치(2%)보다는 높지만 추세적인 둔화 흐름이 뚜렷한 상태다. 근원물가도 지난해 5월 7.1%에서 지난 3월 4.2%까지 둔화됐다.
이미 선제적인 금리 인하에 나선 유럽 국가들도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4.0%에서 연 3.75%로 내리며 8년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섰다. 릭스방크는 물가 하락에 따라 하반기에 2차례 가량 금리를 더 내릴 계획이다. 앞서 스위스도 2월 물가 상승률이 1.2%를 기록하며 목표치에 들어오자 9년 만에 기준 금리를 내렸다.
■물가 안 잡히는 美...“원·달러 환율 재상승 위험”
이같이 유럽국가들의 탈동조화가 시작된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는 여전히 끈적한 상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하며 시장예상치(0.3%)을 상회했고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도 2.2%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근원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0.4% 상승해 시장예상치(0.2%)을 넘어섰다.
연준 위원들도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보우먼 연준 이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올해 첫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것을 지적하면서 "금리를 조금 더 오래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와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물가상승률이 3%에서 정체되고 있다는 증거는 많지않다”며 "더 많은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상방 압력에 놓이게 됐다. 유럽의 기준금리 인하가 유럽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을 견인해 상대적으로 달러화 강세를 견고하게 하는 가운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뒤로 밀리고 있어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No cut)과 ECB의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지속돼 유로화 반등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재상승 위험이 있고 안정되더라도 1300원 중반~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